여러가지 속세의 구속을 지극 정성 기도하여 벗어나는데 성공을 했다. 기도의 응답은 이랬다. '당신이 절에 가서 기도하는 것이 모든 가족의 안녕과 평화를 가져오는 최선이니...마음 편하게 순례를 다녀 오세요.' 그리고는 지하철까지 차로 태워다 준다. 이런~~ 고맙고도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그래...당신이 바로 내가 그렇게 찾던 관세음보살이 아니겠는가? 오늘따라서 그 마음이 더 넓어 뵈고 착하기까지 하다.
이번 순례는 무엇인가 모르는 힘이 내가 꼭 가야만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꼭 가고 싶었다. 나는 가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다. 절이라는 절을 다 댕겨 왔다는 등산취미인 친구 때문이다. 등산을 가면서 한번 들른 절을 이야기하면 사실 아니 가본 절이 없다. 나보다도 더 많이... 1) 그 절에서 자 봤나? 2) 그절의 스님과 이야기를 해 보았나? 3) 그 절에 보시를 한 적이 있나?
이렇게 나의 마음 속 체크 사항을 정해보니, 내가 그 친구보다 훨씬 더 많이 절을 다닌 셈이어서 은근 기분이 좋았다. ..말 없이 조용히 앉아있는 부처님을 도둑처럼 몰래 들어가서 얼른 절 세번하고 나오고서 그 절을 순례 했다면 그 것은 잘못이다. 순례가 아니고 아마도 '관광'이 맞지 않을까?
불여사 법우님의 복력으로 나는 순례를 다닌다. 후기를 쓰면서 순례에서 만난 법우님들이 하나씩 그리워지고 보곳 싶어진다. 우리의 인연은 깊고도 깊기에..나는 그대의 성불이 곧 다가 오리라 믿는다오...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형버스르 전세내서 아주 편하게 우리는 순례를 시작했다.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는 것이 봄 바람 때문이다. 잠시 들른 금강 휴게소는 잔잔한 강물과 따뜻한 봄바람으로 우리를 반긴다. 여행길에 먹는 우동 국물은 얼마나 훌륭한지...이미 우리는 순례를 마치는 기분이다.
...처음 마음을 먹을 때 이미 올바른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라는 경귀가 떠 올랐다. 왜? 나는 순례를 떠나나?...마음을 잘 다스리는 능력을 끼워서 행복한 삶을 살려는 소망 때문이 아닌가...그렇다면 이미 되었네...봄바람이 날 행복하게 하고, 저 잔잔한 강물이 나에게 환한 마음을 주고, 여기 같이 가는 법우들의 미소에서 난 이미 행복하다네....이미 행복이 넘치는 구려,...허허
성주사에 도착하니 환영이 인파가 너무나 많다. 주차장에는 차들이 넘쳐서 우리는 걸어서 절 마당을 들어섰다. 첫인상?...불사를 크게 벌려서 포크레인 엔진 소리가 우리를 반겼고, 그리고 계단의 맨 마지막엔 돌 돼지 두마리가 웃는 모습으로 우릴 반겼다.
성주사는 불모사라는 산에 있는절이다. 불모, 즉 부처님를 낳는 산이라는 뜻이다. 그 만큼 성스럽고 수행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형상이 '뱀'의 모양이라 그 사악한 기운이 절에 미칠까 그 기운을 막는 짐승이 돼지 인지라 이 절에서는 돌 돼지 두마리를 그 산을 향해 마스코트처럼 두었다고 한다. 여기에 머물고 수행하는 우리와 같은 불자의 안전을 빌어주고 지켜주고자 하는 선각자의 지혜가 고맙다.
그런데, 성주사의 별칭은 곰절이다. 임진왜란에 불타 버린 절을 다시 짓는데 곰이 나타나서 하루 밤새 목재를 날라다가 이곳이 가져다가 놓았다고 한다. 대웅전의 안내판에 그렇게 써 있다. 다른 절에 없는 곰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대웅전 벽에는 곰이 밥을 짓는 모습 과 곰이 소나무 아래서 좌선하는 모습이 있다. 새로지은 설법전에도 곰이 나무를 나르는 모습을 그렸다. 이런 그림과 설화를 보면서 곰처럼 묵묵하게 참고 참으면서 수행을 하라는 그런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어려워도, 힘들어도, 그리고 지쳐도 말 없이 참고 인내하는 그런 풍토가 이절의 가풍이라 생각을 하니 머리가 숙여졌다. 그래...이번 순례는 곰처럼 해보자...곰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