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성주사(0)

덕산연담 2011. 3. 18. 16:45

 순례는 더듬는 작업이다. 그리고 꼭 가야하는 일도 아니다. 또 거기를 간다고 누가 반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순례를 간다. 왜

냐하면 혹시 내가 꿈꾸던 어떤 장면과 맞닿들일까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냥 나는 전생에 수행자이었다고 가정을 한다. 이절과 저절에서 살다가 한 생을 마치고 다음생인 지금 여기에 있다고 하자. 그런데...어떤 절인지를 잊었다. 그래서 그 절을 찾아 가는 것이 순례라고 한다면, 이번에 가는 성주사에서는 전생의 내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만일 찾는 다면, 반가울까? 그렇다. 반갑고도 반가울 것이다. 내가 의지대로 다시 인간세상으로 태어난 그 당시 고승이었슴이 분명하기에 반갑지 않을까? 찾아가는 절은 그래서 늘 느긋하고 푸근하다. 마치 고향처럼.

 

순례를 준비한다. 떠날 준비를 한다. 이번 순례에서 '나는 누구이며 나는 무엇이 될까?'를 고민한다. 홀로 하는 순례는 반찬이 없는 밥상이다. 맛도 재미도 없다.이렇게 모여서 하는 순례를 빠진다는 것은 하루 종일 채운 물독을 깨는 일과 같을지도 모른다. 애가 보채듯 나는 나를 독려한다. 순례를 꼭 가야 한다고.

 

...완벽한 깨달음이란 미래의 어디선가 우리를 기다리는 어떤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내가 지금 열심히 수행하면 아마도 언젠가는 완벽한 부처가 될 거야’ 라거나 ‘내가 이번 생에 행실을 바르게 하고 종교인처럼 행동한다면 아마도 언젠가는 천국에 가게 될 거야.’가 아니다. 천국은 바로 지금이다 !

 

성주사에는 누군가 이미 천국을 꾸며 놓았으리라는 짐작이 간다. 큰 스님은 법문을 준비하시고, 마음씨 넓은 보살님은 밥 먹일 걱정을 한다. 버스기사는 차를 닦고...성주사 부처님은 웃고 있으리라. 우리가 온다고...어서 오라고...그래서 지금, 여기가 깨달음의 세상, 더 이상 바람이 없는 그런 세상임을 체험하라고 신신 당부를 하시리라. 

 

이번 주 토요일...작은 짐을 싸서 길을 나선다. ..상상만 해도 너무나 설렌다. 아니 그런가? 법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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