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동화사 순례(4)-석등

덕산연담 2008. 12. 24. 15:19

 

동화사는 큰 절이다. 본사의 절이니까 여러 암자를 거느리고 여러분의 스님이 수행을 하는 곳이다. 곳곳에 일반인 출입금지가 붙어있다. 스님의 수행을 방해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이다.

 

비로암에 머물면서 바로 옆 본사, 동화사를 들렀다. 안개가 서서히 내려오는 것이 산책하기에 아주 훌륭한 날씨였다. 안개 속을 천천히 거닐면 내가 신선이나 아님 도통한 도사 인 기분이 든다. 그것도 깊은 산중에서는....

 

신선, 도사, 천신, 용...신비한 기운을 주는 것은 반드시 안개나 연기 또는 구름이라도 함께해야 어울린다. 축축한 기운이 오히려 상쾌하다고 생각되니 웃음이 나온다.

 

그러다가 만난 석등이 너무나 화려했다. 기와지붕의 모습에 크기도 엄청컸지만  절마당이 워낙에 넓으니 그 정도는 가져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등'은 불교에서는 깨달음의, 지혜(반야)의 다른 말이다. 그 반대가'무명'-밝음이 없음-이 어리석음, 못 깨달음이라는 의미이니까.

 

그래서일까? 유난히 절에는 석등이 많다. 필수품인 것 처럼 마당에다가 석등을 놓는다. 깨달음을 향한 마음을 담은 기원인 셈이다.

 

 

비로암 마당에 서있는 석등은 초가집인가보다. 단순하고 수수하다. 지붕이고 기둥이고 모통이 모두 8각이다. 연꽃모양이 있다. 8정도의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라는 메세지가 맞을거다.

 

깨달음에 이르는 올바른 8가지 가르침(8정도)는 무엇인가?

 

- 깨달은 눈으로 실상을 올바로 봄(정견)

 

- 이치에 맞도록 생각함(정사유)

 

- 부드러운 말을 함(정어)

 

- 착한 행동을 함(정업)

 

- 모두에게 이로운 직업을 가짐(정명)

 

- 용기를 가지고 나아감(정정진)

 

- 항상 깨어있는 마음을 유지함(정념)

 

- 마음을 한곳에 모아 흩어지지 않음(정정)

 

 

 우리의 고통을 벗어나서 열반의 세계로 나아가는 방법을 8가지로 정리한 가르침이다. 고통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그래서 깨달음을 얻고자한다면 무척 도움이 되리라. 

 

오늘도 등잔없는 석등은 그런 가르침을 우리이게 전하고 있었다. 어찌 등잔도 없는빈 석등이라 욕할텐가~~! 처음부터 석등은 밤이 아닌 대낮에 우리의 마음 속 어둠을 밝히려 옛날 선배와 스승님이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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