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동화사 순례(1)-비로암

덕산연담 2008. 12. 22. 11:09

 

 

 

 

 

 

 

 

 

 

 

 

 

 

 

 

 

 

 

 

 

 

 

 

대구 동화사 비로암 마당, 비로전 바로 앞에 돌 부처 하나가 모셔져있다.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는지 아니면 다른 장소에서 그릴 옮겼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쪘든간에 특이하다. 전각 앞에 다른 부처를 세우거나 모시는 경우가 없는데 말이다.

 

비로전에 모셔진 비로나자 상의 부처님도 돌로 조성이 되었기에 참으로 특이하다. 내 상상으로는 밖에 있는 부처님은 비로나자 부처님의 시자인가보다. 안에 계신 부처님이 무엇을 지시하면 금방이라도 달려가서 웃는 얼굴로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할 것만 같다.

 

웃는 모습인데 좀 바보 같다. 마음에 조금이라도 매서움이 없는것 같고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크기가 작은 것이 어린 동자승 같기도 하고...안에 계시는 비로나자 부처님은 크기도 크고 근엄한데 비하여 너무나 배가 고파 보이기까지 한다. 

 

꽃을 한 송이 들고 계시는 모습이 여자인가? 누군가에게 줄려나 아니면 비로나자 부처님의 심부름인가? 웃는 모습이 누군가 꽃을 공양해서 너무 행복하신가?...내가 달라면 주실것 같애서 그만 두었다. 내 눈에는 어떤 보살이 다음 생에 예쁜 얼굴로 태어나길 바라면서 그 꽃을 공양한 것 같다. 아름다운 붉은색 장미 꽃으로...그 보살의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빈디.

 

청청법신 비로나자불 ~!!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까지도 진리(법) 자체로 존재를 하신다는 비로나자부처님...그래서 손가락 하나를 꼬옥 움켜지고...진리(법)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발견하고 찾는 것임을 늘 말없이 설하고 계시는 부처님..

 

그런 비로나자 부처님의 앞에 그냥 웃는 이 돌부처는 아마도 우리의 모습이리라.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으며 고단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내가 조각을 한다면 이렇게 하였으리라. 그래도 웃는 모습으로 자그만하게 말이다.

 

하루 밤사이에 그 마당의 부처님이 조화를 부렸내~~머리에 흰 모자를 쓰시고 더 미소가 커지셨구먼. 우리가 온 것이 반가우셨나보다. 흰모자가 어울리신다. 분명 이 부처님은 여자보살이었을 것이다. 꽃을 좋아하고 패션 감각이 뛰어나신걸 보니...안그런가?

 

법당의 금빛보다, 산속의 커다란 모습보다 자그마한 마당의 부처님이 훨씬 좋다. 그 앞에는 향도, 초도, 과일도, 꽃도 없지만 그 부처님에게는 웃음이라는 향기가 넘쳐난다. 비가 와도 웃고, 눈이 와도 웃고, 안와도 웃고, 배고파도 웃고, 쓸쓸해도 웃고...더 이상 바람이 없다.  그 부처님의 아름다운 법문이 들린다. 

 

'보디사트바가 살아있는 것들이 서로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미 그는 보디사트바가 아니다'<금강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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