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보궁' 중의 하나인 영월의 사자산 법흥사를 새해의 첫 순례지로 잡았다. 부처님 당시의 정신을 잘 간직한 의미가 적멸보궁이다. 부처를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를 않은 것이 진짜 부처님의 뜻이다.
금강경의 이런 구절을 상기해 보자.
스승이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나에게 내가 깨달은 사람이라는 표시가 있느냐?"
수부티가 대답했다
"없습니다. 아무런 표시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곧 깨달은 사람의 표시라고 스승께서는 말씀 하셨습니다."
스승이 말했다.
"어떤 표시도 갖고 있다면 그것은 거짓이며, 아무런 표시도 갖고 있지 않을 때 그것은 거짓이 아니다. 따라서 깨달은 사람은, 아무런 표시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그의 표시이어야 한다."
그렇다. 맞는 말이다. 아무런 표시가 없다는 것이 곧 깨달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번쩍이는 금빛으로 치장된 불상대신에 빈 방석만을 놓은 그런 아름다운 절을 '적멸보궁'이라고 한다. 거기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늘 부처님이 상주하시면서 설법을 하는 곳이다.
법흥사의 법당에서 바라본 부처님의 모습은 사자를 닮았다. 사진으로 보니 더욱 더 선명하다. 그래서 이 산의 이름을 사자산이라고 불렀나보다.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사자의 얼굴 근처 어딘가에 모셔두었단다. 사람들의 욕심을 잠 재우려는 옛 어른들의 지혜가 멋지다.
원래 사자는 지혜의 상징이다. 부처님의 가르치는 음성을 '사자후(소리)'라고 한다. 사자의 울음소리 한방에 숲속의 뭇짐승이 숨을 죽이듯, 부처님의 가르침 하나에 모든 번뇌를 잠재우고 곧장 깨달음의 길로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 돌을 던지면 사자는 던진 사람을 물고, 강아지는 그 돌을 따라간다 고 해서 지혜와 어리석음을 비교했다. 사자처럼 현명해서 부처님이 가르치면 그 본래 뜻을 단박에 알아듣는 지혜로운 자가 되기를 바랬다.
새해를 맞아, 나는 그런 성스런 장소인 법흥사에서 기도를 했다.
나도 사자처럼 현명하기를, 그리고 상주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얼른 알아차리길 소망해 본다. 나도, 너도 우리모두가 그렇게 되길 바래본다. 거룩한 석가모니 부처님과 그 가르침에 온 마음바쳐 의지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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