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2년을 보내면서 인상에 남는 두 분의 얼굴을 떠 올린다. 모두가 법명을 달월(月)로 끝나는 '혜월 慧月'이라는 긴 머리의 인터넷 카페 총 운영자이신 분과 '해월 海月'이라고 우리가 머물던 암자의 주인 어른이시며 청청 비구이신 분이다.
이판 理判과 사판 事判으로 나눈다면 비구이신 해월 스님이 이판이고 혜월 법우님이 사판인 셈이다. 나에게 해월 스님은 이번에 처음 뵌 분이고 혜월 법우님은 광주 증심사 순례에서 뵈고 두번째이다.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 해월 스님은 18세에 출가하여 행자생활 1년 만에 계를 받으시고, 일본, 영국, 중국, 그리고 인도에서 공부와 수행을 하셨다. 이번에 우리의 계사로서 수계를 해 주신 스승님이시다. 법문으로 해주신 내용중에 ' 내면의 성찰, 즉 비어있음에 대한 명상을 통한 증득이 없는 종교인이란 허구인 것'을 인도 아쉬람 2년 수행중에 터득을 하셨단다.
일어, 영어,중국어를 능숙하게 하시면서 현대인들에게 맞는 아름다운 비유와 언어로 우리를 깨침의 세계로 안내해 주시려고 애를 쓰셨다. 소박하면서도 법도 있게, 엄하면서도 자비롭게 우리를 대해 주심을 우리는 느꼈다. 그냥 그렇게 계시는 것 자체로 우리는 평화를 느끼지 않는가?
내가 이번 순례을 하면서 가장 눈치를 많이보고 그분이 어렵지 않게 해보려고 애를 쓴 사람은 '혜월'법우님이시다. 건축가이시고 서울서 군산으로 내려오셔서 병원을 개원하셨다고 전해들었다. 어쩌면 우리들을 이렇게 환희에 찬 시간으로 안내를 할 수 있을까?
벽에 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 정성과 세세함에 감동을 느꼈다. 과연 이 각각의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지난번 증심사의 경험이 너무나 흐뭇했기에 그 기대감이 얼마나 크던지...나는 내 성심을 다하여 참여를 해 보았다.
<감동#1>
손에 손을 잡고 둘러 앉아서 '..법우님이 욕심과...분노와...어리석음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합니다. 그래서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해 지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를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했었죠?....마지막으로 제가 서툴지만 혜월법우님을 부를때...
<감동#2>
1080배를 한다고?..다들 마음 속으로 할까 말까를 고민할때 옷을 갈아입고 맨 앞줄에서 모범을 보이시던때...그 덕분에 나도 용기를 내어 1시간 40분을 한번도 않쉬고 절을 해던 기억...
<감동#3>
유서쓰기를 하고나서 다음생의 소원을 말하는 시간....많은 법우가 뒷방에 들어가서 참여를 하지 않는데도 조금도 언찮은 기색을 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마무리 하시고 하신 멘트 ...' 자 이제 끝났으니까 그 뒷방의 법우님들 다 들 나오세요...'
<감동#4>
눈이 펄펄 내리던 통일대불 마당에서 단체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2층 법당에 나타나 카메라를 들이대던 멋쟁이....그후 어떤 보살님이 '거기 들어가면 안된다' 는 외마디 비명소리~!!
<감동#5>
뒷풀이 자리에서 수고해 주신 진행자와 지난 날 애써 주신 임원님을 일일이 소개하고 건배를 부탁하시는 자상함...그래서 건배하시던 법우님들의 찌렁찌렁한 건배합창 소리....!!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고마운 분들이 가까이 있었음에 너무나 행복합니다. 아마도 과분하다는 말이 이럴때 쓸겁니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가까이서 뵐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사진은 카페에서 다른 법우님의 사진을 퍼와서 편집하였습니다. 사진을 올려주신 홍련화, 심월법우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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