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가본 사찰을 간다는 것, 그리고 거기서 하루 밤을 묵고 지낸다는 것, 거기다가 서울서 전용버스로 간다는 것...더불어서 현명한 수행자를 뵐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등등의 많은 이익이 있다는 생각에 내 맘은 갈려고 정하고는 내가 갈 수 있도록 그날 내가 해야할 일들을 정리한다. 늘 그러하지만 여행은 여건이 허락을 해야하기에 긴장이 되고 조바심도 난다. 그래도 여행이 좋은 것은 설레임이 있다는 것이다.
고창의 고인돌 휴게소에 내려서 점심으로 우동을 먹었다. 국물 맛도 국수 면발도 제법이다. 휴게소가 깨끗하고 현대식이고 그리고 음식도 맛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 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휴게소든 들어가면 마음이 편하고 미소가 그려진다. 관광버스를 타고 다니는 웅성서리면서 패를 지어 몰려다니는 이 맛도 참 좋다.
다시 버스가 출발해서 대흥사에 멈추었다. 잠시 들러서 간단다. 그런데 처음 오는 큰 절인데도 난 마음에 흥분이 없다. 아마도 서둘러서 보고 나와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어서 일까? 이제는 대충 둘러보는 정도로는 감흥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왔다가 갔다는 그 사실보다도 거기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하고 왔는가하는 체험적 사실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경험 상 여행이 깊어질수록 무생물보다는 살아있는 무엇과의 교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저 대웅전에 가서 큰 절 3번하고, 약간의 보시금을 내고 이곳 저곳 둘러보고 나왔다. 제한 시간안에...
다시 버스가 미황사에 도착을 하니 이제 기분이 산다. 산 속에 핀 진달래가 수줍은 듯...피어있다. 마치 데모대를 막는 경찰들의 방패처럼 담으로 앞을 가로막고 작은 문을 냈다. 좀 긴장이 된다. 약간 배타적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