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오늘을 헤아린다. 여름 순례를 떠나는 날이다. 깨끗한 옷을 꺼내서 놓고 필요한 물건을 챙긴다. 들려오는 매미소리가 나를 기쁘게한다. 매미는 짝을 찾는 소리를 우리는 운다고 말해서 늘 매미는 우리들에게 섭섭하다며?...
마음을 가라 앉히고 명상에 관한 책을 몇 줄 읽는다....'여기서 지금'을 놓치지 말고 '지금여기서' 행복을 만끽하라고 경책을 한다. 나는 무엇이 되기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고...단지 '지금 여기서'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다고 더 바랄 것이 없음을 일깨운다.
이번 순례는 나의 순례가 되었다. 내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오시고 기운이 왕성해짐을 카페 분위기서 감지가 된다. 한편 나는 무언의 압력을 받고 있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순례를 잘 기억해서 누군가가 다음에는 참가를 하고자하는 의욕을 북돋고, 못가신 분들이 아쉬움에 찐한 여운을 남겨주라는...
여름에 순례는 마음이 넉넉하다. 옷이 얇고 짧아서 짐도 가볍다. 더구나 이번에는 '산장'에서 머문다니 절 집에서 느끼는 무거운 마음은 훨씬 덜 하리라. 수행 만이 아닌 우리는 여행도 목적이니 산장에 머물면서 새벽예불을 참석한다는말이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속세에 살면서 수행에 힘쓰고, 수행을 하면서 여행을 즐기고, 여행에서 얻은 에너지를 이웃과 나누고, 이웃의 웃는 얼굴이 '조화로운 나라'를 이루는 것이다.
이제 아침에 가까워 오니 까치가 운다. 새벽이 밝아 오면 밖에서 들리는소리도 변한다. 조금더 지나면 차량의 소음이 더 커지리라.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를 위해서 우리는 움직인다. 옛날에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으리라. 지금은 차 소리가 누군가의 이동을 알린다. 나도 내 차소리를 내며 어딘가로 가겠지? 아직은 조용하다.
이번 순례가 넉넉하게 마무리 되길 바래본다. 모두가 기쁨으로 가득해지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