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가난하거나 부실해 보이는 것이 싫다. 내가 믿고 따르는 불교가 시들어지는 것이 정말 싫다. 그리스도는 겨우 3년을 가르쳤는데 석가모니는 49년을 가르쳤다. 제자의 수나 역사나 그 내용이나 비교가 아니될 정도로 많고 길고 방대하다. 그 만큼 진정한 행복의 길을 가는데는 불교적 가르침이 더 쉽고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우리들의 현재 사람살이는 그렇지가 못하다. 집행부가 어렵게 준비한 순례에 참석을 신청한 사람이 겨우 7명이라는 말에 난 나의 무관심을 질책했다.집행부의 참가 요청 전화를 받고는 한편 고맙고 한편으로는 무진장 미안한 생각에 무조건 시간을 내겠노라...내가 할 일은 하겠노라 약속을 하였다. 다른 법우님들도 내가 참가를 부탁하겠노라는 덧붙임까지 하면서.
그래도 겨우 11명이란다. 무엇이 우리 법우님들의 참가를 어렵게 할까?
모든 고통을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신분이 석가모니 부처님이시다. 우리는 그 방법을 배우려고 모이고 또 절에 가서 그 방법을 아시는 스님들께 물어보러 가는 것이다. 이미 모두가 고통을 벗어나는 방법을 알았는가? 그 것이 오지 않는 이유이란말인가?
사실이리라. 우리가 부처임을 망각하고 있는 사실을 다시 알아차리는 것이 수행이고 공부라고 배웠으니 말이다. 그래서 '항상 깨어있으라'고 하지 않던가~!
보광사에 도착을하니 절이 그런대로 잘 정리되고 역사감이 있으며 신도들이 여럿이 보인다. 활기찬 느낌이 아주 좋다. 각각의 전각에서 스님들의 기도 소리가 계속이어진다. 돌아가신 가족의 49재가 신명나는 스님의 독경으로 영가를 위로하고, 나즈막한 목소리로 관세음보살을 찾는다. 대웅전에는 여러 신도들이 두손모아 합장하고 몸을 바닥에 붙이면서 머리를 조아리며 기도한다. 나도 어서 '사는게 편하게'해달라고.
법문을 들어야 밥을 주나보다. 일요 가족법회에 참석해서 주지스님의 법문을 듣는다. 법문다운 법문이다. ...착하게 살아라...아주 쉬운 말이다.
점심은 아주 맛있었다. 간장에 삮인고추가 일품이다. 김치도 묵은 것이데 좋았다. 역시 절밥은 늘 매력적이다. 그 맛에 절엘 가는지도 모른다.
도솔암까지 산행은 정말 가파른 길의 연속이었다. 쉽지 않았다. 도솔암에 가니 가난이 눈에 들어온다. 지붕에는 천막을 석가래는 지지목을 받쳐놓았다. 혼자 사시는 스님은 차를 나누어주시며 '산지기'임을 자처하시고 가람 수호의 애로점을 이야기하신다. 마음이 짠하다. 어쨔면 좋은가?...수행은 안되고 할 일은 많고 돈은 없고...
다시 보광사에 와서 스님과 차담시간이다...무척 지루하고 스님이 우리를 잡는 느낌이다. 새로운 경험이다. 늘 우리가 스님을 잡으려고 애쓰고 스님을 우리르 피해 숨는 것이 정상인데 어색하다. 전반적으로 절의 분위기가 친절하고 적극적이다. 우리들이 이런 저런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대답을 해주시는 그 스님께 진심의 감사를 드린다. 그렇게 친절한 스님은 처음이다.
일요일 하루가 꽉차서 돌아간 느낌이다. 해가 지고 어두어지니 하루를 마감하면서 오늘은 좋은날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정말이지..오늘은 좋은 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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