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 라는 영화

덕산연담 2010. 5. 20. 15:46

'시' 라는 제목의 영화가 화제다. 감독이 워낙 유명하니까 그리고 칸 영화제 본선 진출이라는...그리고 수상이 기대가 된다는 말에 괜찮은 영화일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거기다가 '문학산책'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강권으로 수강생 모두가 함께 영화를 감상하는 아름다운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주 산책의 제목은 '우울'이란다.

 

영화는 지루하고 우울하고 침침하다. 이창동 감독의 모자색깔처럼 바랜 검은색이 이영화를 덮고 있다. 우선 배우는 다 못생기거나 늙고 병들고 아니면 애들이고...배경은 서민들의 연립주택 아니면 가난한 농촌...이것이 우리 눈에 보이는 배경이고, 다루는 세상은 고차원의 '시' 그리고 죽음에대한 의미 그리고 인간의 최대 욕망인 '섹스' 등의 보이지 않는 사건들이다.

 

누구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아니고, '미자'라는 66세 할머니의 삶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관객에게 보여주고 그리고 '미자' 할머니가 성장하여 결국은 행복한 세상으로 옮겨간 내용으로 난 이해가 되었다. 비록 초라한 삶의 모습이고 힘겨운 시간의 연속이지만 각 각의 개인은 나름대로 행복을 추구하고 있었고, 결국은 그런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고 살고 있음을 표현하려고 애를 쓰신것 같다.

 

...느껴보고 느낌을 알아야 시가 된다는 말이 빗방울이 노트에 떨어질때 글씨대신 그 젖은 노트가 마음에 와 닿았다.-그런 다음 바로 그 할아버지에게 가서 자발적으로 그것을 한다.

...성질이 더러운데 그 유부남을 사랑해서 행복하다고 한다.

...이천의 월세8만원 임대주택에서 대자로 누워서 아무것도 부럽지 않았다고..

...늦게 결혼해서 어렵게 출산할때 출산의 고통이 가장 행복했다고

 

영화에서는 불행해 보이게 그려놓고는 사실 불행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처음에 마음을 무겁게한 투신 자살한 중학생 '박해진'이도 결국은 '미자'할머니의 기도로 고통에서 벗어나는듯했고, 손자도 경찰서에 감으로 해서 죄를 사함에 다다르고, 해진엄마는 돈을 받으면서 화해를 하고...그리고 '알츠하이머'라는 병이 방패가되어 늘 '미자'할머니는 좋은 말과 좋은 기억만을 더듬으며 살아도 되는 특권이 있다.

 

감독이 전성기를 맞아서 물이 올랐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처음에 지루하게 흐르는 강물과 그 흐르는 소리가...마지막에 다시 그 강이 흐르는 소리가 우리의 짧은 인생을 모두 담아 낸다. 그래~~ 그렇게 흘러가는 거지...그래~ 그렇게 흘려보내는 거지...무엇이 옳다고 무엇이 그르다고 다툴일이 무엇인가?

 

영화를 보고 얼굴을 보며 둘러앉아 감상을 이야기하는 우리들이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나를 포함해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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