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는 구경거리이고 무형 문화재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엄숙한 종교의식이다. 내가 의심없이 믿고 따르는 가르침은 인간으로 태어나 성자가 되신 고오타마 싯달타, 즉 석가족의 성자이신 '석가모니'부처님의 지혜의 말씀이다. 그 이유는 인간의 말로 가르침을 펴셨고 궁극의 '평화로운 삶'을 보여 주셨기 때문이다.
영산대제라는 고려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범패'라는 노래와 악기연주 그리고 춤이 어울러져서 극락세계를 한 장면을 인간의 세계에 재현하는 축제이다. 그래서 거기에 우리의 선망부모를 초대하고 내가 존경하는 사람을 불러서 그 마음을 위로하고 극락세계의 화려함과 평화스러움을 나누고 싶은거다.
그대는 한번이라도, 꿈에서라도 극락세계를 본 적이 있는가? 그토록 바라는 아미타부처님이 계시는 화장장엄한 극락세계는 어떻게 생겼으며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
...노래를 하여도 그 끝이 없고
...춤을 추어도 움직임을 모르며
...악기소리는 번뇌를 시원하게
씻어주고
...꽃으로 온갖 과일과 음식이 넘쳐나고
...끝없는 빛과 끝없는 생명으로 온 세상은 아름다운 곳
영산대제는 그렇게 시작해서 그렇게 끝을 맺었다. 부처님 당시 영산회상의 야외 법회를 모형으로 한단다. 그래서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모시고 우리가 한판 잔치를 벌인것이다. 한문으로 된 범패의 가사가 잘 전달이 않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모두가 부처님의 법문을 노래 음절로 읽어나가는 것인데 통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단하는 몸짓과 꽃 공양을 '나비춤'으로 형상화하고, 번뇌를 없애는 수행의 모습을 '바라춤'으로 표현한 것이리라.
진정 부처님의 가르침은 신나고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징과 북, 그리고 릴리리 피리소리는 마음 속 깊은 곳의 번뇌를 녹인다. 아무리 태양이 뜨거워도 난 그 기쁨에서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돌아가신 어머님, 아버님 그리고 장모님의 영혼을 초빙했다. 입장료가 각각 일만원이란다. 몸은 이 세상에 아니 계셔도 영혼을 아름답게 할 수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내 손으로 손수 정성을 다해서 사랑하는 분의 함자를 적었다. 절의 담당자가 적어주는 것 보다는 내가 마음을 다해서 적고 싶었기에...
...와서 보시라요~. 여기가 극락세계이니 모든 근심 내려 놓으시고 부처님 말씀을 자세히 듣고 아미타부처가 계시는 극락국 연화대에 오르시길 빌고 비나이다...
부처님께 삼배를 하고, 스님들께 삼배를 하고, 그리고 영가전에 수십번을 절을 했다. 제 소원이 이루워지길 비나이다...비나이다...
아침 10시에 시작한 영산재는 저녁 6시에 끝이 났다. 햋살도 힘을 잃었다. 장식한
꽃이며 영가전에 모신 위패며 모든 것을 모아서 화장을 했다. 이제는 집착을 끊고 가벼운 마음으로 훨훨 날아서 '자유자재'하시도록 놓아 드렸다.
...안녕히 가옵소서...
흐르는 눈물로 가슴이 메인다. 사그러드는 불꽃처럼 나도 나의 번뇌가 쉬길 빌어본다. 나는 이렇게 영산대제를 마무리 했다. 시원하고 아쉽다. 참으로 의미있고 충만한 하루가 되었다. 동참한 모든 법우님과 스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