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해인사 순례(1)-준비

덕산연담 2009. 3. 26. 14:43

이번 토요일 (3/28)에는 인터넷 동호회 모임인 '불여사'에서 주관하는 순례에 참석을 하기로 하고 참가비를 보냈다. 참가를 하고 안하고는 내 의사에 달린거지만 내가 가고 싶다고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 것을 그간 살아본 경험으로 알고 있다.

 

더구나 해인사는 법보사찰로, 또한 수행을 많이 한 스님들이 계시는 청정수행 도량이기에 인연이 없으면 들르기도 어렵고 또한 하루 밤을 거기서 머문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웬지 마음을 잘 다스리고 몸을 잘 추수려야만 무사히 잘 다녀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난 화요일 술을 먹어야하는 선배와의 약속이 선배의 사정으로 무산 된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최소한 5일간은 금욕에 가까운 생활을 해야 나로 인해서 그 청정한 도량이 더럽혀지지는 않을 것이다. 고기에, 술에, 마늘에... 찌든 내가 풍기는 냄새가 그곳에서는 악취 가운데도 악취이리라.

 

법복도 한벌은 준비했다. 겨울철이 아닌 봄철에 입을 만 한 것으로...대충 추리닝을 입거나 간편복을 입는 것 보다는 마음이 단촐해져서 좋다. 그리고 절에 가거나 수행을 할때만 입으려고 하니 그 옷을 입으면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내 나이가 너무나 많다. 이런 단체를 이끄는 사람들이 너무나 고맙다. 그들의 말에 잘 따르고 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생각을 다잡아 본다.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작은 일이지만 소리없이 하고 싶다.

 

해인사.... 나의 옛날 동료들 여러명이 해인사에 계시는 '성철'스님에게로 출가를 했었다. 벌써 25년이 되었다. 그들은 모두 철저한 수행자가 되어서 지금도 토굴에서, 선방에서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고 있다고 들었다.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새기고 새기면서 '내가 부처'임을 확인하고 이룰때까지는 세속에 얼굴을 안내밀 것 같다. 그런 '해인사'에 내가 가서 하루을 묵고 온다. 그 친구들의 얼굴이, 그 친구들의 굳센 약속과 눈물이 새겨진 절이다.

 

그냥 가는 것이 아니다. 놀러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무엇을 얻기위해 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나를 점검하고 되돌아볼 찬스를 잡기위해 간다. 내가 얼마나 탁하고 내가 얼마나 세속적인가를 거기에 가면 거울처럼 나를 비추어 줄 것 같다.

 

해인(海印)...'바다에 비쳐진 만상'이라는 뜻인데...무엇인가? 일렁이는 바다에 어떤 것이 비취어 질까? 보통 일렁이는 파도를 번뇌에 비유를 많이 했는데...번뇌 속에서 그 것과 매이지 않은 아름다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은 아닐까?

 

조용한 마음으로 마음을 잘 다스리고 가능한 낮은 자세로 이번에 다녀오리라. 지금은 모르지만 거기에 내가 가야하는 이유가 분명 있으리라. 설레이기도하면서 무진장 낯설기도 하다.

 

토요일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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