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제30회 영산제에 갔다.

덕산연담 2018. 6. 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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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에 시작인데 나는 9시에 갔다. 법당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나 만의 예불을 올렸다. 요즘들어서 내가 하는 예불은 노래로 한다. 정좌를 하고는 앉아서 온 마음을 다해서 작은 목소리로 부처님을 부르고, 정진을 다짐한다. 덜렁 절만하고 끝내는 것 보다 얼마나 든든하고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이번에는 영산제를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더 잘보려고 애를 쓰고 고개를 길게 뺴어야 하는가? 내가 여기에 왜 왔는가? 그 대답은 간단했다. 범패소리를 들으려고 온 것이다. 춤과 음악은 보조이고 사실은 밤패소리가 그리워서 여기를 온 것이기에 눈보다는 귀에 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법당에서 영산제현장이 내려다 보기이기에 법당에서 자리를 잡고 정신을 집중하고 앉았다. 10시가 되니 개회가 시작되고 모두가 절 입구로 내려가서 초혼을 시작한다. 나도 소리없이 그 자리에 참석해서 내 모든 인연이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 줄 것을 바랬다.

 

영산제가 시작되었다. 정말이지 멋지다. 이번에는 대형스크린을 설치해서 실황을 중계해주니까 더 보는 재미가 컸다. 마이크에서 나오는 소리가 잘 들리니까 범패의 구성짐이 영상과 잘 어울러진다. 법당에서 무심하게 내려보면서 범패하는 이의 호흡을 그리면서 따라도 해보고 번뇌의 늘고 줄어듬을 느껴본다. 범패는 분명 깨달은 이의 노래임이 맞는다.

 

절차에 따라서 행해지는 멋진 행사가 소중하고 거룩하기까지 하다. 이번에는 팜프렛에 설명도 더 자세하고 가사내용도 많이 추가해서 훨씬 이해가 잘 되었다. 그런데, 총감독이신 구해 스님이 작년보다 힘들어 하시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걱정이 되었다.

 

중간에 점심도 먹고, 아이스크림 간식도 먹고 또 다시 오후 공연이 시작되고...드디어 작년에는 안나오셔서 섭섭하였던 동희스님의 북춤이 나의 심장을 울리고 또 울린다. 동작하나 하나, 그리고 살짝 쳐주는 북소리가 내 뇌를 폭발시킨다. 다시 어쩔수 없이 눈물이 흐른다. 나의 업장이 녹는 그런 후련함에 합장을 한다. 가련한 노스님의 춤사위 한 동작마다 나는 움찔움찔한다. 나는 어떻게 할지를 모른다. 너무나도 황홀하고 감격스럽다.

 

그 멀리 계시는 스님의 눈빛을 만나고 보다니...마음이 전달된다는 그런 말을 수긍한다. 아직도 난 흐뭇하고 찌릿하고 행복하다.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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