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기기 쉽다. 유월육일 현충일이면 봉원사에서 열린다. 영산제가~! 서둘러서 갔다. 초혼이랄까? 이름없는 신들을 무주고혼(無住孤魂)이라고 했던가? 머물곳이 없고 외로운 혼이라고 혼이 되어서도 어디 기댈 곳이 없는 가여운 인생이다. 부처의 자비품으로 오라고 그리고 생각을 바꾸어서 어서 더 좋은 세상에 태어나라고 기도하는 날이다. 그렇게 초혼제에서 시작을 한다.
나는 그자리에 있고 싶었다. 그래야 나와 인연있는 무주고혼이 반갑게 의지하고 올테니 말이다. 외로운 혼이여 이리로 오라 여기서놀고 법문듣고 힘을 얻어서 어서 너의 자리로 돌아가라는 기도로 나의 영산제는 시작되었다.
큰 파라솔을 앞세우고, 화려한 가마 2대에 혼령을 모시고 스님들과 신도들과 함께 영산제가 열리는 야단법석 자리에 올라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그래~ 아마도 부처님 당시도 이렇게 즐을 지어서 촌스럽게 올라갔겠지? 뒤에서 본 까까머리 스님들과 제멋대로인 신도들이 모습이 참으로 정겹고, 말로만 듣던 부처님의 설법 장면이 연출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맞아~ 불교는 축제라는 생각에 난 박수를 쳤다. 노래와 춤과 그리고 음악이 어울려서 그렇게 한바탕 노는게 법회고 향연이다. 오랫만에 듣는 릴리리 피리와 고동소리, 그리고 큰 북소리는 내 심장을 울리며 머리속의 번뇌를 잠재운다. 경험이라든가 익숙함이 주는 의미는 대단하다. 그저 범패 소리만 들어도 은근히 기분이 좋아지니 말이다. 지루하다고 느낄 만큼 몇번을 읊고 또 읊으면서 우리에게 부처의 가르침을 전해주려고 애를 쓴다.
가르침의 핵심은
... 너가 부처'라는 것~!
나는 돌아가신 부모님과 장모님의 위패를 모셔서 초청을 했다. 매년 오시와 즐기시고 그 세상에서의 세월도 넉넉하시길 바랬다.
역시, 춤은 북춤이 최고이다. 한분은 반대쪽에서 계속해서 같은 리듬으로 우리 심장을 울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얇은 가사장삼을 걸친 연약한 비구니 스님이 애절하게 북을 치고 감싸고 드러눕고, 때로는 넓은 소매를 휘감으면서 애간장을 녹인다. 훠이훠이 번뇌야 물럿거라를 몸으로 마음으로 외친다. 있는 힘을 다해 피리와 해금과 심벌즈와 고동 등등 모든 악기가 소리 높여서 자기의 존재를 알린다. 나는 합장한 손에, 흔들리는 몸에, 뜨거운 가슴에...목놓아서 운다. 후련하다~
바라춤과 나비춤은 정말이지, 자비를 그리고 깨달음을 세상을 전해주는 아름다운 메세지였다. 활발하데 넘치지 않는 것, 움직이되 움직임이 없는 것~! 하기 싫기에 하는 것, 하고 싶기에 덜하는 것~! 끝판에는 비님이 오셔서 더 촉촉했다. 나무 마하 반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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