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조각품(1)

덕산연담 2011. 5. 27. 16:17

아프리카 토산품을 파는 가게에 들려서 구경을 하다가 그냥 나오기가 미안해서 작은 조각품을 산 적이 있다. 느낌이 정숙하고 오래된...그리고 누군가의 손때가 많이 묻어있는 듯한 나무 조각이다. 새로 만들어서 칠 냄새도 나고 나무 냄새도 싱싱한 여러 작품이 있었지만 눈을 크게 뜨고 쭈욱 둘러보고는 선듯 이것하고 골른 것이다.

 

그냥 아프리카 사람의 모습이겠지...여자일거야. 그리고 나이가 좀 드신 분인가보다...뭐 이런 생각이 이 조각을 보면 떠 오르는 인상이다. 사무실의 책상 앞에 놓고는 여러날을 보고 감상을 하다가 보니 너무나 의젖하고 꼿꼿한 모습이 단정하기까지 해서 참으로 참으로 좋았다. 그리고는 자세히 보니 손에 작은 구멍이 있어서 거기다 노란색 지팡이를 만들어서 꽂으니 제법 어울린다.

 

아프리카에서 길을 가다가 만난 성인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길을 걷는 말없는 천사....그 지팡이가 더 품위를 지켜준다..

 

청소를 하다가 큰 힘을 주지도 않았는데 목부분이 부러진 것이 아닌가~!! 너무나 놀라서 자세히 보니 이미 부러진 것을 본드로 바른 것이었다. 다시 수리를 했다. 내가 고쳐 놓으니 진짜로 내 물건이다. 정이 들고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든다. 조각은 3차원의 물건이라서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달리 보인다. 그래서 조각품을 좋아한다. 장소가 조금만 바뀌어도 또한 분위기가 다르고...작은 소품을 걸쳐도 또 다른 모습이다. 

 

검은 피부의 꼽슬머리를 한 아프리카 사람...노란 지팡이가 지장보살의 육환장을 닮았다. 이 조각을 보면서 늘 그 지장보살의 서원을 생각한다..

 

...지옥의 모든 생명들이 그 지옥문을 나갈때 까지 자신은 부처가 되지 않겠다고...

...모든 지옥의 문은 지장보살의 육환장으로 두드리면 한 순간에 부서지고 사라진다고...

...칼날 지옥은 연꽃밭으로 변하고, 끊는 물속 지옥은 그 물이 말라서 없어지고...

...지옥은 없어지거라...옴 가라지아 사바하 옴 가라지아 사바하 옴 가라지아 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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