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쌍계사(6)-범종

덕산연담 2010. 8. 6. 07:22

 

에너지가 물질에 부딫치면 소리가 난다. 천둥소리는 같은 극의 전하가 부딫치면서 나는 소리이고 그 빛이 번개이다. 소리가 난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즉 에너지가 있다는 말이다. 건강한 때와 아닐때, 우리의 목소리는 달라진다. 누군가 아름다운 소리를 낼때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소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다. 어쩌면 극락이나 해탈의 길을 가는 사람은 소리를 잘 들을 줄 알아야 할지도 모른다. 어딘가에서 들리는 소리를 따라서 가는 길이 극락으로 가는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새벽 산사에 예불을 참석하러 가는 첫 번째 욕심은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이다. 새벽에 만물을 달래면서 깨우는 도량석의 느린 목탁소리와 스님의 차분한 목소리가 부드러운 솜처럼 귓가에 맴돈다. 잠결에 꿈과 섞여서 듣는 그 아늑함을 누가 알리오~!! 그다음에 들리는 법고 소리는 심장을 뛰게 한다. 그 리듬과 박자에서 스님의 현란한 춤을 그린다. 북을 치기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오직 한마음으로 법고를 두드리는 스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의 근심이 그 북소리와 함께 허공으로 날라간다.  두둥 둥둥~~딱따닥닥~!! 이윽고 거대한 범종이 웅장한 소리를 낸다. 우리가 듣는 범종 소리는 그 소리의 일부분이라고 한다. 우리의 귀는 들리는 주파수 영역이 정해진 것이라서 범종의 소리 범주보다 작다고 한다. 그래서 범종소리는 심금을 울리는 영혼의 소리이기도 하다.

 

종이 크면 클수록 우리가 듣는 범위는 작아 진단다. 황룡사의 대종은 얼마나 컸던지 가까이 있는 사람은 거의 종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저 울림 만이 느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그 울림 안에 있으면 모든 번뇌가 소진 된다고 한다.

 

...문종성 번뇌단 지혜장 보리생(종소리 듣고 번뇌 끊고 지혜 늘고 깨달음이 생기길)

...이지옥 출삼계 원성불 도중생(고통 벗고 좋은세상으로 가길 깨달음 이루어 뭇사람 구제하길)

...파 지옥진언 옴가라지야사바하 옴 가라지야사바하 옴 가라지야 사 바 하

  

 종을 치는 스님은 이런 시를 읊는다. 그래서 그 시간에 그렇게 종을 치는 것이다. 모두가 축원이고 기도이다. 우리를 위한 그들의 아름다운 기도이다.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 모른다. 아침 예불을 가다가 종소리를 들으면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듣는다. ~~웅 ~~웅 거리는 여운이 마음을 찌른다. 다시 경쾌한 타종 소리가 나면 그제서 머리가 맑아진다.

 

쌍계사의 아침 타종행사는 8명의 깨끗한 스님들이 훌륭하게 해냈다. 그 분들의 정성만큼 천상의 소리를 들었다. 부처님의설법이었다. 오늘도 좋은날 그러면 내일도 좋은날....

 

범종루에 걸려있는 주련을 모아 보았다. 이런 내용이네~~

 

원차종성편법계願此鐘聲遍法界 (원하노니 이 종 소리가 온 세상에 널리 퍼져서)

철위유암실개명鐵圍幽暗悉皆明 (무쇠로 둘려 쌓인 어두운 지옥에 밝음이 찾아들고)

삼도이고파도산三途離苦破刀山 (지옥, 아귀, 축생의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며, 칼날 산으로 된 지옥이 사라지고)

일체중생성정각一切衆生成正覺 (모든 살아있는 생명이 올바른 깨달음을 이루기...)

'사찰순례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쌍계사(8)-염장  (0) 2010.08.08
쌍계사(7)-골든벨  (0) 2010.08.07
쌍계사(5)-국사암  (0) 2010.08.05
쌍계사(4)-일주문  (0) 2010.08.05
쌍계사(3)-9층석탑  (0) 201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