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쌍계사(3)-9층석탑

덕산연담 2010. 8. 4. 01:53

신라시대의 번창기에 경주 시내 어디에서도 볼 수 있었다는 '황룡사 9층 목탑'이 몽고와의 전쟁 중에 소실되고 그아름다움을, 그 웅장함을 늘 아쉬워했다고 한다. 황룡사도 그 절의 규모가 8800평으로 불국사의 8배라 했던가요?... 탑의 높이는 무려 80미터라고 했던가요?...그런 기록과 그림이 아직도 문헌에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시골사람 서울 오면 남산가서 서울시내를 조망하듯, 경주에 오면 절에 들려서 그 탑에 올라 경주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었다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행복을 담았을지 짐작이 되리라. 

 

 

다시 목탑으로 복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황룡사도 함께... 얼마전에 들른 경주

보문단지에 엑스포 기념물로 경주탑을 세우고 음각으로 복원을 한 모습을 보고 아름다움에 감탄을 한 적이 있다. 특히 밤에 조명을 받으면 진짜 탑이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조각품이 잘 만들어져 있었다. 실제 크기라고 하니까 그 높이나 크기가 짐작이 된다. 주변에 모두가 단층, 2층 규모의 한옥을 생각하면 그 당시는 얼마나 웅장하고 위압적이었을까?

 

쌍계사의 새벽예불을 마치고, 법향에 취해서 내려오다 마주친 9층 석탑은 나를 멈춰세웠다. 어렴풋하게 아침이 밝아 오면서 그 윤곽을 드러낸 그 탑은 예의도 바르게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한 조각의 손상도 없이 서 있었다. 나는 그냥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아~!! 멋지구나...멋지구나..그냥 할말을 잃었다.  새벽의 여명에 빛을 받아 신비롭기까지...텅빈 공간에 홀로 바라보다가 그냥 주위를 돌았다. 나무 석가모니불...나무 석가모니불...나무 석가모니불...

 

인도여행중에 '타지마할'을 보고 어떻게 인간으로서 저렇게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 수가 있을까? 하고 그 자리에 1시간 가량을 바라보며 감상을 한 적이 있다. 눈에 쏙 들어 오면서 편안한 느낌과 주변과의 어울림, 색깔의 매치가 너무나 황홀해서 이리보고 저리본 적이 있었은데... 그런 기분을 여기 9층 탑이 나에게 선물을 하는구나.  누구의 설계이며 누구의 작품인지 궁금했다...백창기 부부가 단독 보시를 했고, 그 안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단다. 그리고 황룡사 9층탑을 석탑으로 재현한 것이란다. 앞뒤 건물과 그 뜰에 알맞게 잘 만들었다.

  

백거사? 조계종 신도회장을 지내신 분 아닐까? 수행과 신심이 높으신 존경하는 분인데...현대의 기술- 금강석 칼 그리고 레이져 빛-로 한치의 틀림이 없이 차곡차곡 쌓은 그 정성이 보인다. 그래~!! 돈 벌어 어디에 쓰나? 이런 멋진 보시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여겨졌다. 백 거사님이 부럽다. 한번 뵌적이 있었는데...다음에 뵈면 꼭 물어봐야지...?? 

 

절을 내려오는데 들리는 계곡 물소리가 명랑한 웃음으로 들린다. 밤에 비가와서 그 소리가 더 커졌다. 다시 속세로 오니 모두가 기절을 하고 있다. 술이라는 약을 먹고 세상사 잊으려고 몸부림을 친다. 부처님이 몇 십번을 와도 구제되기는 틀렸다. 해가 중천은 되어야 깨어날 듯 싶다. 깨어나면 또 내가 불쌍하다고 하리라. 워낙 자비심이 많은 사람들이니....히히

 

P.S 인연이란 이런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책갈피가 황룡사 9층 탑일줄이야~!!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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