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좋은 일

덕산연담 2009. 10. 15. 16:04

요즘 가을이 되면서 친구가 멀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멀고 가깝고 그런 사이가 아니지만 왠지 신경이 쓰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혼자사는 친구이기에 더욱 그렇다.

 

사는 사정이야 누구가 잘 산다고 단정을 지울수는 없는 일이지만 나이가 먹어서 남자 혼자서 사는 일이 어디 쉬운일일까?...더구나 날씨가 추워지고 낙엽이 지는 이런 가을에는 없던 외로움이 마음을 덥고도 남으리라. 늘 섭섭하고 늘 손해본다는 느낌이 아마도 그를 괴롭히고 있으리라 짐작을 한다.

 

그런데도 선뜻 전화를 하고픈 마음이 생기지가 않는다. 내가 선심을 내어 전화를 해도 그는 당연하게 내가 필요해서 전화를 한 것처럼 받을것이 두려워서이다. 아마도 내 짐작이 맞는다면...

 

아침에 산책을 하려고 문을 나서면 찬바람이 나를 깨운다. 다시 돌아서서 옷을 더 챙기고 길을 나서면 웬지 여름의 천국은 지나가고 이제는 꽁꽁 추운 겨울의 서글픔이 나를 우울하게 한다. 모든 것을 벗고도 잘 견디던 여름에서 무엇인가를 껴입으면 나는 욕심이 많이 늘어나는 것 같애서 싫다.

 

일반적으로 성인들은 보통 춥지 않은 지방에서 탄생을 했다. 가난해도 얼어서 주거나 추위때문에 수행을 못하진 않기 때문인가 보다. 나무 밑에서 누더기를 걸치고 고요하게 명상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옷을 입지 않거나 입어도 겨우 가리는 정도이다. 추위는 사색을 하게 하지만 행복하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소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뜸하다. 평상시와는 다르기에 궁금한 거다. 직장도 없고 애들도 와이프도 없는데 무슨일이 바쁠까?...지지리 궁상이라는 것이 아마도 없는 일을 만들어서 걱정거리를 만드는 것이리라. 그래도 좋은 일이다. 할일없이 맥을 놓으면 시간은 엄청 길어진다. 축축늘어진다고 한다.

 

늘 마음을 다 잡고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훨씬 낫을 때도 있다. 오늘 저녁에는 이친구 저친구 전화를 해서 저녁에 소주라도 한잔하면 가을 저 만치 갈까?...아마도 그게 좋겠지?...좋은 일이니까...허허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성스님  (0) 2009.10.26
독소  (0) 2009.10.16
푹신한 침구 유감  (0) 2009.10.14
심야운전  (0) 2009.10.13
섭섭함  (0) 2009.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