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면서 가장 멋져 보이는 놈은 외상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만큼 외상거래는 신뢰의 상징이고 아주 어려운 일 중에 하나이다. 지금은 신용카드라는 보증된 제도하에서 외상는 그냥 얼굴만을 믿고 외상으로 하는 거래와는 비교가 안된다.
...무엇인가를 먹고 주인에게 손가락을 하나 세워서 옆으로 찌~익 하면서 미소를 띄우면 외상은 성립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은 분명 부러움을 담고 있다.
언젠가 내가 작은 식당을 열면 외상거래를 하는 손님이 많으면 잼있을거라 되지도 않는 상상을 해본다.
그러나 현실은 외상을 인정하지 않는다. '외상사절'이라는 문구를 예전에는 상점에서 많이 붙여 놓았었다. '외상 절대 사절' 이라는 강조된 문구도 가끔은 있었다. 현금이 없고 가난한 시절에는 시골 가게방에는 외상안하면 장사가 않된다. 가을에 추수하고 쌀을 수매하면 그 돈으로 그간 달아놓은 외상값을 갑는 것이다. 심지어는 봇따리 장사도 나중에 가을에 받기로 하고 옷가지도, 꿀도 팔고 가곤했다. 우리말에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맞는 말이다. 그만큼 외상거래는 매력적이다.
친구에게 들은 말이 있다. 어느 음삭점의 계산대에 붙여놓은 말이란다.
'오늘은 현금, 내일은 외상'
참으로 지혜로운 표현이다. 외상사절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을 했다. 내일 먹는 일은 발생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내일이라는 막연한 시점을 이야기 한 것이지 지금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추상적인 표현이다. 내가 먹고 계산을 하는 시점은 늘 '오늘'이다.
나는 늘 내일이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을 했다. 그러나 그 착각이 깨어지니 남는 것은 '지금, 현재, 오늘'만이다. 존재하지 않는 내일을 걱정하는 것은 '지금 내가 부족하다'는 증거이다. 조금더 바라보고 조금더 철저하게 오늘을 사는 계기가 되어야 하리라.
언젠가 때가 되어 숨을 멈추는 날도 사실은 '오늘'이 된다. 오늘 태어나서 오늘을 살다가 오늘 죽는다는 사실이 참으로 멋지다. 오늘은 그래서 참으로 소중한 오늘이다. 오늘...잠시라도 아끼고 아껴서 후회없는 시간을 만들어야만 하리라.
오늘..Today..今日..Present...소중하고 소중하다. 아니그런가?...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