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쇼핑

덕산연담 2009. 6. 15. 10:23

영어의 'Shopping'을 우리는 쇼핑이라 하는데 그 뜻이 가게(Shop)들을 들른다는 정도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시장을 간다고 하면 나도 물건을 팔고 그리고 필요한 물건을 사오기 위한 일거리였다. 5 일장이 열리는 날을 기다려서, 시장에 내다가 팔 물건을 챙겼다. 달걀이라던가, 요즘 같으면 마늘을 캐서100개씩 묶어서 보자기에 싸서 가지고 갈 준비를 할 거다.

 

그러니까 나도 그 시장의 주인이면서 고객이 되는 것이다. 그런 것이 좋았다. 시장은 축제이고 다른 문화를 접하는 유일한 공간인 셈이다.

 

그런데 나는 시장은 안가고 '쇼핑'을 간다. 나는 고객으로만 인정이 된다. 내가 팔 물건이 없으니 일방적으로 사는 역활 밖에 없다. 그러니 내 눈은 온통 싸고 좋은 것 만을 찾으려 애를 쓴다. 이제는 한 수 더 떠서 주인도 없다. 그냥 금액만을 써 놓고 입구만 지킨다. 그냥 돈만을 챙기는 것이다. 서로간에 눈빛 교환도 필요없다. 그러니 이제서 '쇼핑'이 성립된다. 반드시 사지 않고 가게들을 둘러보는 일이 가능한 일이다.

 

쇼핑을 갈때는 준비 할 것이 없다. 그냥 가는 거다. 사고자하는 마음을 두고 가는 것이 아니다. 가서 보구 내키면 살거니까 말이다. 그러니 시간을 죽이는 데는 최고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심심하면 쇼핑을 간다고 한다. 맞는 말이고 지당한 말이다.

 

아들 놈과 늦은 시간 쇼핑을 갔다. 정말 딱히 살 것도 없었지만 난 젊은 사람의 호기심을 알기에 내심 웃었다. 과연 오늘은 무슨 수확이 있을까?...보라색 바지랑 신발을 건지거다. 소재도 좋았고 가격도 적당했다. 칼라 바지를 입는 것이 나이가 들면 좀 가벼워보이는데 젊은 나이엔 이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내 기준에서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못하다.

 

이것과 저것을 고르고 의견을 물어온다. 내가 이것이 좋다고 하면 그 놈은 저것이 더 맘에 들 것이다. 결국 내 의견은 무시가 되는 것이 정상이고 좋은 것이다. 그때는 나는 말한다....둘다 좋다고...하하하.

 

무엇인가를 사고 손에 넣으면 만족감이 온다. 승리자가 된 기분이다. 빈손으로 돌아갈때 그날 쇼핑은 허사가 된다. 올때 계획은 없었어도 작은 소품이라도 들고 가는 것이 좋다. 그래서 나는 부추켜서라도 무엇인가를 사게 만든다. 이런 것이 사는 재미이고 좋은 일이다. 아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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