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해인시 순례(6)-집중

덕산연담 2009. 4. 1. 13:52

총운영자이신 '곡차' 법우님이 준비하신 프로그램에 '집중의 시간'이 있었다. 참으로 좋은말..'집중'-Concentration 이다. 영어로는 중심(Center)를 향해 모이다(Con)의 합성이니까 영어나 한문이나 같은 의미라 생각된다.

 

과연 어떤 것일까? 늘상 절에 가면 지나가듯 하는말...참선하슈~!! 하면서 그냥 맥없이 자리에만 앉아있게 하는 게 보통인데...그래서 난 의심을 많이 했다. 20년을 참선하고도 아직 모른다고 또 하는 참선인데 내가 잠깐 참선을 한다고 정말 깨달음(부처님의 마음)을 내가 알까?  불경은 부처님의 말씀이고 선(禪)은 부처님의 마음이라고 수없이 이야기 하지 않던가...법회에서.

 

그런 선입견에 난 집중의 시간은 그냥 자리에 고요히 앉아 '참선 흉내 내기'를 하는줄 알았다. 그런데...짜잔~!! 

 

 '자재' 큰 스님에게서 배워 오신 '두눈 부릎뜬' 집중법을 소개하여 주셨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나. 가장 쉽게 가장 빠르게 삼매에 들게 한다는 그 집중법이다. 정말로 여기에 모인 우리는 로또보다도 더 큰 행운을 잡은 것이다. 정말이다. '곡차'법우님의 인연으로 그 귀한 가르침을 우리는 체험하고 배웠다. 그 분의 덕과 공덕에 감사한다.

 

  평화로운 삶을 살려면 자비롭게 사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그러나 자비스런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니 어쩌나~!!  그 자비스런 마음을 내도록 도와주는 것이 집중이고 참선이다. 번뇌를 왜 제압을 하려하는가? 그 놈이 자비의 마음을 없애기 때문이다. 번뇌는 대충 4가지로 금강경에는 규정하였다.

 

1. '나'라는 생각

2. '남과 나누어진 나'라는 생각

3. '살아있는 영혼을 가진 나'라는 생각

4. '목숨가진 나'라는 생각

 

이런 4가지만 없다면 그대는 온통 자비의 화신이 되리라. 그런데 그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참선을 통한 집중을 연습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곡차'법우님의 설명을 되새겨보자...

 

....눈을 크게 크게 뜨고 시선을 한 곳에 둔다. 촛불이나 종이에 빨간 원이 있으면 좋다. 그리고 더 크게 눈을 뜨고 눈물이 나도록..나중에 콧물이 나도록 집중하고 집중한다. 음악으로는 석가모니불 정근을 틀어두는게 효과적이다. 매일하되 2시간 이상은 하지 않는다. 눈을 보호하기 위해....단, 집에서는 '금강경'을 한번 읽고 하시길 원한다.

 

나는 그 다음날 새벽 예불이 끝나고, 보경당에 들어와서 1시간 정도를 촛불을 바라보면서 해 보았다. 너무나도 훌륭한 집중에 환희심이 났다. 눈을 확실히 뜨는 것이 잠도 쫓고 망상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 주었다. 호흡도 편해지고 단전에 힘도 들어가는 느낌에 내가 늘 하던 참선의 문제점을 고치는 기분이었다.  오늘도 해 보았다. 나는 계속 할라구 마음 먹었다.  참 좋은 방법이다. 하하하~~

 

내가 본격적으로 금강경을 연구하던 어느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부티가 물었을때 스승(부처)님의 첫 대답이 무엇일까? 요즘 스님들 처럼 불경에, 또는 옛날 조사가 말한 것을 말하지는 않으리라 최소한...왜냐하면 원조니까..

 

제자가 스승(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이랬을까?

...뜰 앞의 전나무(조주)

...저기 똥막대기(운문)

...몽둥이 찜질(덕산)

...고함~!(임제)

 

절대로 아니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다. 왜냐하면 불경이 짧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 그 증거가 아닌가~! 구구절절 세세하고 한마디 한마디마다 자비가 철철 넘친다. 설명한 것을 못 알아 들었나 싶으면 다시 반복해서 설명하고 그래도 안되면 비유를 해가며, 때로는 시로 읊으면서 지루하다 할 정도로 세밀하게 말씀 하셨기 때문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실존했던 그 분의 사리가 아직도 우리 곁에 있는 스승이시다. 성철 스님이 얼마전 까지는 백련암에서 계셨던 것 처럼, 그 분은 인도에서 계셨던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던 분이다. 절대로 신(God)가 아니다. 우리가 알아 듣는 말로 설명을 하셨고 그분의 경험을 이야기 하였다.  우리가 그 분의 가르침을 배우면서 그 분의 말을 못 알아 듣는다면 그 보다 불쌍한 일이 어디 있을까?

 

우리가 읽는 금강경은 가장 쉬운 그 분의 말씀이다. 왜냐면? 글씨도 쓸줄 모르는 무식한 나무꾼이...누가 읽어주는 금강경을 듣고 한방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아낸 증거가 있잖은가~!! "혜능" 이라고 우리가 성인으로 모시는 분이 말이다.

 

우리가 어려운 것은 금강경의 내용이 아니라...그 걸 쓴 '중국말-한문"이 어려운 거다. 한문을 하나도 쓰지 않은 금강경의 한글판...내가 꿈꾸는 결말이다. 한글을 쓸 줄은 몰라도 누가 읽어주는 우리말 금강경을 듣고 혜능처럼 단박에 번뇌를 벗어던지는 사람이 나올 수준의 금강경이다.

 

스승님의 첫 말씀에 대한 내용은 이렇다.

 

......

 

수부티 : (평화로운 삶을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훌륭합니다, 스승님. 참으로 훌륭한 일입니다. 타사가타(Tathagata,여래)여,

타사가타께서는 수많은 보디사트바들, 훌륭한 사람들을 잘 도와 주셨습니다.

그런데 스승님, 보디사트바의 길을 걸어가기로 한 사람은 어떻게 서 있어야 하며, 어떻게 나아가야 하고, 어떻게 생각을 다스려야 합니까? "

 

이 말을 듣고 스승은 수부티에게 말했다.

 

"그러므로, 수부티여, 주의깊게 잘 들어라.

보디사트바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이렇게 그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나는 이 우주에 살아있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 살아있는 것들이고 할 수 있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영원한 평안으로, 어느 것 하나 남김없이 영원한 평안으로 인도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렇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살아있는 것들을 영원한 평안으로 인도 했다해도, 실제로는 어느하나 영원한 평안으로 인도되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만일 보디사트바가 살아있는 것들이 서로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미 그는 보디사트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왜냐하면, 만일 누구라도

'나'라거나 '남들과 나누어진 나'라는 생각이 일어난다면,

아니면 '살아있는 영혼을 가진 나'라거나 '목숨을 가진 나'라는 생각이 일어난다면 이미 그는 보디사트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가 첫 마디다. 도대체 '그러므로'라니...보통 '그러므로'는 결론을 뜻한다. A=B, B=C, Therefore(그러므로) A=C. 처음 물어본 질문에 대답을 결론부터 이야기 하신다. 자비를 베풀라 그 것이 전부이다. 평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집중은 그러기위해 필요한 방법이구...

 

평화로운 삶...우리가 수행을 하는 이유가 아닌감?....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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