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을 아주 특별하게 보냈다. 미국에서 오신 손님과 요르단에서 온 손님인데 우리나라의 앞선 기술을 견학하려고 온 것이다. 워낙 환경법이 강하다가 보니 이미 10년전에 우리가 설치하여 운전중인 장비가 이제서 요르단에서 필요하단다. 안해본 일이니까 설명으로는 부족해서 진짜로 운전중인 기계를 보고 문제점이 없으면 사려고 한단다.
나랑 미국사람 그리고 요르단 사람..이렇게 셋이서 무엇인가를 이루워야한다. 요르단은 살사람이고 나와 미국사람은 그런 장비를 만들어서 팔아서 돈을 버는 사람이다. 나와 미국사람은 이미 안지가 벌써 16년이 되었고 요르단 사람은 처음이고 미국사람과는 한두번 만난적이 있는 사이이다. 나와 요르단 사람은 오십초반, 미국사람은 육십후반이다.
인생을 많이도 살았고, 회사 생활도 많이 했기도 하고 모두가 엔지니어로 비슷하게 산업현장에서 일을 해 온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만나서 일주일을 꼬박 같이 시간을 보냈다. 밤에 잠만 따로 자고 말이다.
만나서 영어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도 불편함을 못 느낀다. 상대방의 의도를 우선 이해하려고 노력한 덕분인가 보다. 문화가 다르지만 이미 국제적인 맨너에 익숙한 만큼 부족함이 눈에 띄지를 않는다. 또한 누군가가 한 이야기가 자기 맘에 안들어도 웃으면서 잘 넘긴다.
밥을 먹을 때나 개인적인 일을 물을때는 아주 정중하게 묻고 예의를 다한다. 하지만 일반적이 이야기는 뚝 터놓고 앞뒤 가리지 않고 자기의 의견을 충분하게 피력한다. 그러면서 느끼는 나의 감정은 '이 사람들 참으로 영리하군. 이 사람들 참으로 똑똑하군'이다. 그런데 밉지가 않다. 자기의 일을 이렇게 척척 알아서 시원스레 처리하는 그런 능력이 좋았다.
그런 것이다. 여러번 이야기하지 않아도, 또한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내가 의도한 바를 알아차리고 그렇게 행동하는 그런 능력을 지닌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니까 웃을 일 밖에 없다. 나보다 훌륭한 사람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은 아깝지가 않은 것이다.
하루 종일 함께 일을 하고 저녁을 먹고 헤어지면 몸은 천근 만근이지만 머리 한 구석에서는 짜릿한 쾌감이 솟구친다. 그들과 나눈 대화며 분위기가 참으로 즐거웠음이 하루의 피곤함을 잊게한다. 그렇게 보내다가 금방 일주일이 되어 그들이 떠났다. 각자 집으로 돌아간 것이다.
공항에서 배웅을 하고 돌아서는 내가 허전하다. 음악을 크게 틀어서 그런 울적함을 날려 보내려해도 쉽지가 않다. 나도 나이 먹은 탓일까? 그 동안 들은 정에 약해지다니...그래도 그들과 함께한 일주일은 행복했다. 마치 전생의 아주 친한 벗을 만나서 내가 후하게 대접을 해서 보낸 기분이다. 이런게 남자들의 우정이고 사랑인가?
미국이나, 요르단에서 다시 곧 만나리라. 그래야 우리가 만든 장비를 요르단에 수출을 하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