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 절을 둘러보는 방법을 알았나보다. 아침에 들른 신륵사에서 천천히 호흡을 관찰하며 보이는 광경과 들리는 소리를 알아차린다. 누군가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천도재가 스님의 목탁과 독경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문앞에 모든 보살과 부처님을 부른 것으로 보아서 아주 정성을 드린 제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은 절을 흐트려서 넓게 펴 놓았다. 나는 가능한 옛날 절을 형태를 그려가면서 옛날 조상들이 다녔을 길을 따라서 걸어 갔다. 구룡루라는 누각이 있다. 아마도 그 옛날에는 그 누각 밑으로 길이 있었으리라. 그래서 부처를 모신 법당이 안보이고 그 누각을 지나면 마당이 있고...그제서 별도의 세상이 열리도록 만들었으리라.
누각에 올라 옛날 사람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모습을 떠 올린다. 여름 날 더위를 피해서 이층 누각에서 마음을 가라 앉추는 잔잔한 불경을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나도 그 누각의 바닥을 손 모으고 3바뀌를 돌았다. 찬찬히...
높은 곳에다가 누가 이 누각을 보수했다는 기록과 유명한 시인이 들려서 아름다움을 쓴 시를 나무에 새겨서 걸어 놓았다. 모두가 착하고 행복한 사람들이었으리라.
그림 중에서 눈에 띄는 여인이 있다.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우리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 머리엔 빨간 연꽃을 이고서... 오래되어서 색이 바랜 그 모습이 더 몽환적이다. 지금보다 훨씬 옛날사람들이 더 정서적이었다고 믿어진다. 소박한 그림에서 느끼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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