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화암사

덕산연담 2014. 6. 2. 17:06

새벽에 전화가 울린다. 원각사의 보리스님이시다. 안녕? 무슨 급한일이신가요?...허허 아니란다. 일어났냐고? 오늘 순례에 늦지 말고 꼭 오라고 당부를 하시고는 끝는다. 그러셨다. 마음이 허전하고 누군가에 기대고 싶으신가보다. 140여명을 이끌고 멀리 금강산 건봉사와 화암사를 다녀오려니 할 일이 많으셔나보다.

 

서둘러 원각사에 도착을 하니 짐 꾸러미가 잔뜩있다. 젊은 내가 나서서 부지런히 뻐스로 옮겨 실었다. 스님은 깔끔하게 삭발을 하시고 옷도 깨끗하게 세탁을 해서 입고 나오셨다. 늦지 않고 가야된다고 서두르신다. 약속을 하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고, 약속을 하지 않고는 그냥 무작성 따라오신 사람이 있다. 아마도 그게 약속인가, 안오고 더 온 사람의 숫자가 얼추 맞는다. 하하...부처님 법이란 늘 융통성이 있다. 인연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헛말은 아니다.

 

건봉사에 올라가서 바로 등공대로 향했다. 거기서 스님이 원하시던 초하루 신중기도를 회향을 하시고 축원을 하신다. 그랬다. 종교란 원래 의식이다. 가사를 걸치면 스님이 계신 곳이 법당이 된다. 민간인 출입통제 구역인 곳에 이런 기도처를 만들어 놓았다. 625 전쟁이 없었으면, 여기는 북한 관할 구역이다.

 

버스를 타고 건봉사를 나와서 설악동 쪽으로 화암사를 찾았다. 원래는 화엄사였는데, 조선의 배고픈 시절 바위에서 벼가 나왔다고 해서 그 바위를 '화암(禾岩)'이라하고 절 이름도 바뀌었다고 한다. 금강산의 남쪽 끝이라고 한다. 그 바위가 땅을 눌러서 금강산의 기를 보존한다고 한다. 절은 한참 돈을 들여서 신축중이다. 이 산중에 누구가 살라고 이런 큰 건물과 토목을 한단 말인가~!

나는 그 의도가 궁금하다. 종교의 세일즈맨 같은 스님이 말이 많다. 돈 내고 가라고... 바위가 맘에 들어서 한방을 박고는 조용히 나왔다. 뒤도 돌아 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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