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여름밤 골프

덕산연담 2013. 8. 12. 15:31

 

햇님이 서산에 지을 즈음에 파란 잔디에 예쁜 정원을 꾸민 골프장에 들어선다. 서너 홀을 지나니 은은하게 조명이 켜지고 점점더 그 밝기는 주변의 어둠과 반비례해서 더 밝아 진다. 이름하여 한여름 밤의 골프이다.

 

기끔 공을 잃어버리기는 하지만 별반 대수롭지가 않다. 정말이지 깊은 산속에서 조용함을 깨우는 것은 골프공을 때리는 소리 뿐이다. 조명탑 주변으로 달려드는 이름 모르는 나방과 곤충들...가끔 나에게 피공양을 하고자하는 모기들...푸르른 숲은 우리를 감싸고 마음엔 조용한 침묵과 함께 평화로움이 깃든다.

 

그간 닦은 실력으로 이제는 기록하지 않아도 몇타가 오바인지 안다. 셀 수 있고 기억할 수 있는 범위에서 놀다니 이제는 즐기는 경지에 들어간 것은 아닐까? 스스로 대견하고 스스로 행복해 한다.

 

평소의 생체리듬을 역행해서 과도하게 에너지를 쓴 것이 몸에 무리가 온듯하다. 물론 끝나고 나서 느끼는 것이지만 피로가 몰려온다. 급하게 마무리를 하고는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온 듯 마음이 바쁘다. 항상 좋아야 천국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아닌 것 같다. 어려운 새상에 살아야 천국이 천국임을 알지 늘 천국에 살면 그 곳이 천국인지 모를 것이다.

 

일상에서 열심히 일하고 땀을 흘려야만 작은 시간 휴식도 달콤하리라. 간만에 골프장 풍광에 취하고 나에게 취해서 잠시 천국을 다녀왔다.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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