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죽이기

부자지간

덕산연담 2010. 3. 1. 21:14

부자지간이란 정말이지 가깝기가 어려운 사이라고 확신한다. 보이기는 가까운데 보이는 것 만큼 가깝지가 않은 사이이다. 점점 그런 확신이든다. 참아야하고 봐주어야하고...체면을 차려야하고...그런 절제가 없다면 부자지간은 깨어지게 되어있다. 아들이 어릴때는 그 관계가 쉽다. 아이들이 다 져주고 다 말을 들어주고 착했다. 그런데 이제 성장을 하고는 다시 그 관계가 반대로 되어간다. 아빠 입장에서는 많이 아쉽지만 그런게 인간의 발전과 행복에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

 

나의 아버지도 그랬으리라 짐작이 간다. 겉모습은 늘 의젓했지만 속으로는 성장하고 어른이된 아들이 대견은 했겠지만 모든 것을 인정하기는 늘 아쉬웠으리라. 그래도 한번도 표시를 내지를 않고 묵묵하게 아들의 의견을 들어주고 도와주신 아버지가 지금은 좀 가엽고 죄송스럽다.

 

모든 것을 아들에게 이기려하고 아들보다 잘 나가려한다면 거기는 큰 불화가 있다. 조건이 없이 베풀고 더 내어주고 그래야만 보이기에 아주 정상적인 관계가 된다. 부족한 아버지가 더 훌륭한 아버지이다. 묵묵히 일만하고 바보처럼 보이는 아버지 밑에는 늘 아버지를 존경하고 받들어서 모시는 그런 아들이 있다. 아버지가 아들보다 잘난 경우는 아버지에게 잘 하는 아들을 본적이 없다. 형식상으로는 잘하는 것 같애도 늘 겉돈다.

 

부자지간이라는 말은 시소게임과 같은 것이다. 한쪽이 높아지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낮아져야 재미가 나는 그런 게임이다. 둘단 힘만을 준다면 늘 평형을 이루어 게임이 안된다. 한쪽에서 힘을 주어 눌러야 한쪽이 높아지고 다시 힘을 빼야 이쪽이 올라간다. 알면서 그런 조정을 하는 것이다. 그래야 재미가 있고 즐거움이 있다.

 

아이들이 크면 이제는 먹는 것도 서로 다른 것을 골라먹고 즐기는 것도 다르다. 나도 다른 것을 그 덕에 먹어보고 다른 각도에서 즐긴다. 그 들이 큰 것이 대견하고 즐거운 일이다. 즐거움을 찾는 일이 곧 행복한 인생을 준비하는 일이니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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