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송년회

덕산연담 2009. 12. 2. 15:22

가난하여 먹을 것이 귀하고 병원시설이 없어서 갓난아이가 죽는 것을 보통으로 알고 지내던 시대는 불과 울 아버지 아니면 할아버지 시절이었다. 물론 우리 세대가 격은 일이기도 하고...

 

거기다 지켜야하는 덕목중에서 '장유유서''라는 어른과 아이에는 순서가 있다는 묵언의 법이 있었다. 나이가 많으면 무조건 윗사람으로 모시고 존경을 표하는 것을 아주 예의가 바르고 교육이 잘된 집안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결과 우리의 핏속에는 나이 먹으면 벼슬을 하는 것으로 인식을 한다. 그러니 꼬박 꼬박 생일 챙기고 나이에 맞추어 환갑을 하고...팔순 잔치를 하고 그렇게 부모님을 모신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장수는 집안의 자랑거리이고 효자의 표본이 되는 것이다. 나이가 70살이면 정말로 사람으로서는 드문일이라고 공자님은 책에다가 써 놓기까지 했다.

 

나이 먹는 것이 이렇게도 기쁘고 즐겁게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들이다. 그래서 이번 한해도 잘 넘기것을 축하하자고 송년회를 하자는 것이 아닌감? 그러니 만나면 우선 궁금한 것이 상대방의 나이이다. 그것을 알아야 내가 어떻게 그를 대해야 될지를 감을 잡는다. 요즘은 외국문명이 들어와서 그것은 사생활이라 묻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하기는 한다.

 

아무튼 올해 나는 한살의 나이를 더 먹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자랑할 만큼 떳떳한가를 생각해본다. 그저 나이가 많아서 누군가의 환대를 받기보다는 다른 이유로 나에게 미소를 보내주길 바래본다. 친구가 전화로 친절하게 송년회를 초대한다. 고맙다. 그런데 내가 올해는 송년회를 할 만큼 열심히 살은 것 같지가 않아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나이는 먹는다. 누군가 나이를 물으면 정확하게 말을 못하고 우물쭈물거린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친구가 물어보기 때문이다. 나이 많은 분이 물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이 먹는 것이 한편 좋으면서 한편 챙피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나이보다 내 생각이 아직 여물지 못해서 그런가 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우개  (0) 2009.12.04
현충사(2)  (0) 2009.12.03
지는 것이 두려운가?  (0) 2009.12.02
10년후 어디서 무엇을 할까?  (0) 2009.12.01
삼성통닭  (0) 2009.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