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어렵다고 사는게 힘들다고 친구가 이야기를 한다. 가만히 그 친구의 얼굴을 쳐다본다. 말만이 아니고 정말 힘이든가 보다. 눈동자도 희미하고 피부도 탄력을 잃었구나. 소주가 땡기나보다 연신 그 독한 소주를 마신다. 나는 괜스레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 친구가 힘들다는 말에 무어라 할 말이 없어서 얼굴만 바라본다.
...길을 잃은 사람이 나에게 물었다. 어디가 동쪽이냐고? 저쪽이라고 대답을 하니 그 반대로 간다. 그 친구는 왜 나에게 동쪽을 묻고는 그 반대로 갈까? 차라리 서쪽이 어디냐고 묻던가...
아니다. 내 생각에는 그에게는 물을 필요가 없지만 말을 건것 그 뿐이다. 갈곳을 정하지 않으면 절대로 길을 잃을 일이 없다. 지도가 없으면 동서남북이 필요가 없다. 어딘가에 꼭 가야할 사람은 여러가지가 필요하지만 갈 일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친구가 힘들다는 것은 아직도 어딘가로 가는 목표가 있음이다. 그 목표로 가는데 방향도 모르고 거리도 모르고...그래서 힘이 들고 거기에 도착을 할까하는 고민이 있는거다. 힘들다는 말이 아직도 그대는 열심히 산다는 말이긴 하지만...
하지만 목표를 정하는 어리석음은 이제 그만 두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갈림길도 없고 동서남북도 없고 절대로 길을 잃을 일도 없다. 누구에게 물어볼 일도 없다. 괜스레 정해놓은 어설픈 인생의 목표가 나를 덮친다.
사는 게 힘들다는 친구는 가족을 걱정하고 자기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고 자기가 마음껏 베풀지 못함이 아쉬운가 보다. 착하다고 할까? 아니면 욕심쟁이라고 할까? 그러나 내눈에는 바보같다. 마치 갈곳도 없는 사람이 길을 잃었다고 두려워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절대로 우리는 길을 잃지 않는다. 우리가 가는 길이 우리가 가고 싶은 길이고 좋은 길이기에...
힘들어도 열심히 가야한다. 거기다가 똑바로 가야한다. 왜냐고?...서산대사가 말했다.
..눈위를 처음 걷는 자는 정신차려서 똑바로 걸어야 한다. 그 발자국을 따라 다른 사람이 따라온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