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난

덕산연담 2009. 11. 10. 15:30

누구인들 가난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누구인들 부자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언제고 문제는 내가 가난한가 아니면 부자인가에 따라서 모든 기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모두가 가난했다. 실컨 먹는 것만이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감히 세상에 나가서 큰일을 한다는 것은 사치에 불과 했다. 잔치나 초상집은 늘 사람들로 분볐다. 나중에 커서 알아낸 것이지만 모두가 공짜로 먹는 푸짐한 먹거리때문에 그렇게 사람이 많았다.

 

가까운 친척집에 잔치가 있으면 엄마랑 누나들이 그집에 가서 일을 하고 우리는 그 잔치가 끝나는 날까지 그 집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얼마나 신이 나는 일 이었는지 모른다. 매일 맛있는 고기반찬에 흰 쌀밥이나 국수이었으니 말이다. 먹는 일이 우선이었고 인사도 먹었는지 묻고 또한 먹는 것을 대접하는 것이 최고이었다. 특히 통닭 한마리는 융숭한 대접이었다.

 

세월은 흘러 세상이 바뀌었다. 먹는 것을 더 이상 배고픔의 해결이 아닌 즐기는 일상의 하나가 되었다. 옛날에는 물을때 많이 먹는가 작게 먹는 가를 물었고 지금은 무엇을 먹을까 묻는게 다르다. 지금은 골라서 먹는 시대이다. 다시 말해서 부자들의 세상이 온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그 옛날의 시절에 머무는 친구가 있다. 무조건 먹고 마시고 그리고 종일 일없이 놀다가 잠이 든다. 감정 변화도 심해서 자기가 왕이 아니면 모든 것의 질서를 어지럽힌다. 늘 술에 취해서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다. 술이 깨면 잠깐이나마 미안한줄 안다. 그러나 곧바로 또 취해서 소동을 일으킨다. 가난한 친구의 불쌍한 생활상이다.

 

이제는 친구라고 무조건 받아주기도 곤란하다.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운데 무조건 어릴때 친구라고 억지로 만날일은 없다. 술을 자기처럼 많이 먹지 않는다고 불만이고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고 억지를 쓴다. 그래서 소원해졌다. 그런데 이번에 만나니 자기가 어렵다고 살게 해 달란다. 참으로 무서운 말이다. 그리고 뻔뻔한 말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런 정신 상태이기에 그 친구는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구나하고 생각을 했다. 가난하지만 비굴하지 말아야지 가난한데 비굴하기까지 하면 누가 자비를 베풀까나...

 

내 스스로 마음이 닫혀지는 것은 왜 일까?...아마도 내 욕심탓이지?...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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