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님이 이 세상에 오셔서, 그 가르침 덕분에 평생을 잼나고 잘 살았다. 그래서 그 님이 고맙고 좋다. 그래서 그 님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다. 그러나 내가 절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그 님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일은 여러사람들과 함께 그런 행사에 참여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늘 그 것이 아쉽다.
이번에는 달랐다. 원각사에서 주관하는 봉축법회에 내가 사회를 보고 그 법회를 이끌어 가는 일이 생긴 것이다. 그 전날 스님과 식의 순서를 짜고, 누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상의해서 결정을 했었다. 나는 그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진정으로 님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일이라 믿었다.
3시에 일어났다. 실컨을 잤는데 그 시간이다. 긴장을 한 탓일까? 정신을 잘 차리고는 좌선에 들었다. 그리고 경전을 읽고, 운동을 했다. 법복을 꺼내서 입고는 거울을 본다. 어색하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염주하고 금강경하고...등등을 챙기면서 오늘의 멋진 하루를 그려본다. 탑골공원에서 내가 하는 말이 마이크를 타고 흐르리라. 단 한명이라고 내가 하는 말을 듯고 환희심을 낸다면 난 더 바람이 없을 것이다.
12시 반이 지나서 나는 마이크를 잡고 오늘의 멋진 모임을 설명했다. 아름다운 원각사지 13층 석탑의 기원과 내용를 포함한 무료급식의 역사 그리고 간단한 부처님의 말씀까지...사람들이 모여든다. 기분이 좋다. 오후 2시 정각이 되어서 나는 멋지게 봉축법요식을 진행했다. 정성을 다해서, 모든 사람이 부드럽고 어려움 없이 만족하시도록 최선을 다했다. 원만성취이다. 스님의 표정에서 그리고 다른 법우님들의 인삿말에서 무리가 없었음을 알았다.
지나가는 손님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 되어서 님의 생일을 축하했다는 생각에 참으로 흐뭇했다. 내년에도 이 일은 계속되겠죠?
'생각죽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푼 일은 잊고 잘못한 일은 기억하라. (0) | 2014.07.07 |
---|---|
그럴만한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0) | 2014.05.14 |
She is already water~! (0) | 2014.01.10 |
내려놓는다는 것 (0) | 2013.12.20 |
영어법구경 (0) | 2013.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