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정이 무엇인지...내미는 술잔에 담긴 정을 물리치기 어려워서 조금씩 마신 술이 은근 속을 뒤흔든다. 그 다음날 속이 울렁거릴 것을 알면서도 이야기가 좋고 분위기가 좋아서 마신다. 나 보다도 속이 넓고 마음이 넉넉한 친구를 만나 그간 나의 부족함을 책망하지 않는 것 만으도 고맙고 좋다. 살아온대로 남다른 성격을 가진 친구들을 하나로 잘 뭉치게 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로 만들어서 구수한 모임으로 만들어가는 리더쉽에 감동을 한다.
...한가지 재주만 있어도 먹고 산다고 한다.
농사를 짖던 촌에서 태어나서 천지사방으로 훝어져 모두가 한가지 재주는 읽혔나보다. 다들 잘 살고 아들 딸 낳아서 이제는 결혼을 시키니 더 바람이 무엇이 있겠는가~! 여기서 들리는 소리, 저기서 왁자지껄한 소리는 다 그간 살아온 영웅의 경험과 인생살이의 아슬아슬함을 이야기 하는 소리다. 너무나도 용감했고 너무나도 자랑 스럽다.
지금은 아마도 가출이라고 할텐데...친구 충흠와 흡이의 갱갱이 사건을 이야기하면 나는 늘 숙연했다. 그 비장함과 각오가 얼마나 절박했을까...이제 신부의 아빠로 결혼행진곡에 맞추어서 식장을 입장하는 충흠을 바라보니 대견하다 못해 존경스럽다. 마음에 무엇인가 뭉클함이 올라온다. 열심히 살면서, 동네에서도 소녀가장을 도우면서 착하기로 소문이 난 멋진 친구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런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은 나에게 행운이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으면 길을 잃을 수가 없다.
원종이랑 잠깐 이런 이야기를 했다. 목적지를 못 정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면, 우리는 한번도 길을 잃은 적은 없는 것이다. 내가 가는 길이 곧 옳바른 방향이고 내가 도착한 곳이 곧 내가 원하던 목적지 일 것이다. 라고 말하고 웃었다. 내 삶이 이러면 어떻고 저러하면 어떨까...단지 고통의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 것이 나름 그 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다. 단지 조금 수월하게 살려면 단순하게 사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모든 친구들이 흩어져 집으로 간다. 나도 나의 집으로 왔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리움이 생긴다. 어떤 친구는 마음이 아프고 어떤 친구는 다시 보구싶구...그 시끄럽던 소음이 아름다운 음악으로 들린다. 나도 참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인가?...
시진을 보면서 사진사의 얼굴을 떠 올린다. 그 복스러움에 우리는 소중한 사진을 이렇게 본다우...고마움을 전한다...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