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반야암(4)

덕산연담 2012. 8. 2. 17:02

 

<부처님의 전생>...19. 나는 그 곳에 머리를 풀었으며 나무껍질을 옷과 가죽을 펼쳤다. 그리고 업드려 누워 생각했다. 20. 부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저를 밟고 가소서. 진흙일랑 밟지 마소서. 그리하여 저를 이익되게 하소서. 21. 땅 위에 업드려 있던 나에게는 다음의 생각이 일어났다. 오늘 나는 기원한다. 나의 번뇌가 다 타서 없어지기를.

 

나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잠시 목이 메어서 더 이상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말들을 뽑아 준 사람은 누구인가? 그의 아름다운 선행에 진심의 감사를 표한다....그 이름은 대국-클나라 법우님이시다.

 

나에게 독경을 하자고 조르고 밤새워서 경을 옮기고 고민을 하시더니 이런 큰 일을 해 내셨네요. 우리가 소리내어서 읽은 경을 스님네도 고요히 들으셨나 봅니다. 나에게 자꾸 칭찬을 하시는 걸로 미루어 짐작을 합니다. 공양간의 보살님도 들으셨나 봅니다. 이번에 온 사람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이쁘다고 하시니까요...

 

새로운 시도이었지만 많은 법우님들이 좋아하셨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지요. 그 덕분에 모든 근심이 없어졌답니다. 돌아 가면서 한분 한분이 정성을 다해 읽어 나아갈 때, 어느 덧 부처님의 일대기를 완성 했습니다. 지금도 저녁예불 하기전, 법당에서 종을 치면서 읊조리는 종성게의 내용에는 부처님의 일대기를 여덟개로 나눈 팔상도를 찬탄하는 내용의 팔상장엄이 있습니다. 도솔내의 장엄에서 부터 쌍림열반 장엄까지...불행이도 한문이라서 많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 번역으로 내 마음에 쏘옥 들어왔었습니다.

 

돌아보면 너무나도 훌륭한 법우님들이 많이도 있습니다. 희열을 주는 법우가 진정 '자비'를 실천하는 수행자라고 생각합니다. 그 만큼 많고 높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그래서 덕이 높고 지혜가 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그 높은 에너지를 만나기 위해 공덕을 쌓고 기르라고 권하는 이유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이런 순례가 잘 이루어 지도록 자기가 지닌 에너지를 나누어 주신분들을 기억합니다.

...지안큰 스님 : 평생을 수행한 정진력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셨습니다.

...인경스님 : 넓고 인자한 모습으로 마음이 평화롭도록 그 순한 에너지를 내어 주셨습니다.

...인묵스님 : 아시는 바 모든 것을 전해주려고 애쓰셨습니다.

...클나라법우 : 오직 순례만을 생각하고 한달동안 준비해주셨습니다.

...보성화법우 : 풍성한 순례를 위해 체력이 다 소진될때까지 그 에너지를 다 주셨습니다.

...일행지법우 : 정해진 돈으로 알뜰하게 살림하시는라 애를 쓰셨습니다.

...다른위대한법우 : 질문으로, 또는 사진으로 또는 글로 다른이가 기쁘도록 해 주셨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순례가 10월에 또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즐겁고, 더 많은 법우가 동참해 주시길 바래봅니다. 금강경에 나오는 이런말로 끝맺습니다.

 

...이렇게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위해 베풀지 않으면 안된다. 이 각각의 살아있는 것들이란 생각은 단지 생각에 지니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이 각각의 살아있는 것들은 실제로는 하나하나 나뉘어져 있는게 아니다...

'사찰순례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봉사(1)  (0) 2012.10.22
반야암(5)  (0) 2012.08.03
반야암(3)  (0) 2012.08.02
반야암(2)  (0) 2012.08.02
반야암(1)  (0) 201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