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을 들어서는 순간, 아~~ 참 날씨가 좋구나 이 멋진 봄날 이 넓은 마당에서 골프를 하다니...너무나 행복해서 내 표정을 남이 볼까 내심 조심을 한다.
늘 언제나 골프장을 가면 아주 잘 대접을 받는다.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만한 사람인가가 늘 걱정이다. 좀더 겸손하고 좀더 정성을 다해서 공도 치고 만나는 분께 고마움을 표해야하리라 마음을 먹는다. 당연한 일이지만, 차가 도착하면 백을 받아주고...후론트에 가면 아주 상냥한 미소로 예쁜 직원이 반가움을 표한다. 여기는 안성이라는 천국이다. 모두가 웃고 모두가 흐뭇하게 시간을 보내니 말이다.
옷을 갈아입고는...퍼팅을 해본다. 골프는 늘 실수를 얼마나 줄이냐가 오늘의 목표이다. 몇번이지만 퍼팅을 하고나면 또 하나를 깨 닫는다. 퍼팅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ㅋㅋ
이제 출발이다. 4명이서 순서를 정하고 옛날 선배들이 정한 룰에 따라서 공을 날린다. 참으로 잘들 하신다. 존경스럽다. 어찌 비슷한 골프채로 비슷한 모션으로 떄린 공은 그렇게도 제각각일까? 난 첫홀에서 늘 하던대로 힘차게 드리이브를 휘둘러 멋지게 갔는데...가서보니 공이 없다. 노련한 캐디언니는 오비를 선언한다. 잘 간 것처럼 보여도 아니었단다. 애구~!! 하지만 우리의 눌은 첫 홀 바주기이다. 첫홀이니까~~ 이런 눌이 나에게는 얼마나 다헹이던지....감사합니다.
첫홀을 마치고는 곧 바로 게임이다. 즉, 돈이 거래가 된다. 비록 작지만 받는 기쁨이 솔솔하다. 주어야 하는 의무보다는 받으면서 고마움을 표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한마음이리니...그래서 끝까지 오케라고 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가 된다. 아무튼 실력은 고만 고만하다고 치고 누가 정성을 다해 치는냐가 보통 성패를 좌우한다. 드라이브 샷의 상쾌한 파열음과 하늘을 나르는 흰 공의 포물선 괘적이 쌓인 마음의 때를 씻어준다. 웬지 모르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예쁜 캐디 언니의 굿샷이란 칭찬은 왜 그리도 감미롭게 들리던지...
11번 파3홀(사진)에 섰다. 150 미터란다. 계곡을 건너고, 모래방카를 지나서 거기에 흰색 깃발을 꼿았다. 멀리 바라다 보이는 산은 몽실몽실 봄의 향연을 열고 있다.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도 그 에너지가 전달된다. 겨우내 움추린 몸을 피는 동작이리라. 참으로 예쁘다. 150 미터...핀 홀까지가 그렇단다. 늘 꿈은 언제가 한번에 넣는거다. 혹시 이번일지도 모른다. 한번에 안되면 두번...최소한 3번에는 넣자. 심호흡을 하고 샷을 하니...이거좋아~~어어~~아이구~~온이다...하고 동료와 캐디가 합창을 한다. 잘 가다가 끝에서 휜 모양이다. 두번에 넣으려 사력을 다했다. 아쉽게도 홀끝을 타고 넘는다. 결국 3번에 넣었다. 아무튼 성공이다.
모든 홀에서 생긴 각각의 스토리는 참으로 다르다...보험처리 되었다고 해서 웃고, 버디 했다고 돈을 몰아주셔서 기쁘고, 보태서 점심사라고 해서 좋고, 그리고 골프 잘 친다고 칭찬해주셔서 고맙고...아쉬운 18홀이 끝나고 캐디언니 수고비 줄때 다음에 또 오라는 그 한마디가 진심으로 들려서 흐뭇하다.
봄날의 안성CC에서 보낸 하루가 꿈이 아니길...그래서 다음에도 이런 날이 또 오길 바래본다.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음을 고백한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반 9홀에 38타 (0) | 2012.05.14 |
---|---|
클나라님을 총무로 모십니다. (0) | 2012.05.10 |
주물러서 고친다 (0) | 2012.04.25 |
제55차 연등축제 전체순례에 초대합니다. (0) | 2012.04.24 |
보탑사 번개모임(2) (0) | 2012.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