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순례후기

보탑사(4)

덕산연담 2012. 3. 27. 17:28

아침을 먹고는 산으로 포행겸 행선을 나갈 건가? 물어 보신다. 매서운 날씨 탓이다. 단체가 수행을 하는 경우는 무조건 정해진 순서로 가는 것이 정석이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그래야 각각의 상황에서 어려움이 나름대로 해결이 된다.

 

7시에 모인 우리는 추위가 장난이 아님을 실감한다. 바람도 불고...스님은 모아 놓고 주의 사항을 이야기 하신다. 정상 까지...묵언이다라고. 낙엽이 밟히는 소리와 바람이 스치는 소리와 찬 바람과 햇살과...그 자연과 한 몸이 되어서 내면의 소리를 들으라고 하신다.

 

앞장을 서서 가니..우리는 한 줄로 늘어서서 조용 조용 그 뒤를 따라 나선다. 수행자의 행각이다. 숨을 참으면서 살금살금 마음을 살핀다. 고요함이 없이는 절대로 행복함이나 희열을 알아차릴수가 없다. 오를수록 마음이 따뜻해진다. 숨도 고르게 되고..몸에서 열이 난다. 봄바람이 신선하다. 햇살도 따뜻하다. 아직 새들은 잠을 자나 소리가 없다.

 

정상직전에서...모두가 만났다. 깊은 산속 옹달샘~~~그리고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라는 노래를 합창했다. 그래 사는 것이 별것이 아닌데...이렇게 살면 되는 건데...무엇을 그리 앙옹다옹하나...문득 스님을 보니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바람에도 부끄럽고 수줍어 한다는 동주시인의 싯귀가 생각이 난다. 그 사람도 착한 사람이었나보다. 우리처럼 말이다.

 

관광객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지금은 우리 만의 절이다. 스님은 모든 전각을 개방하시며 실컨 구경하라고 하신다. 법당도 난간을 개방하고...2층 3층 법당을 올라서 일부러 폼재고 걸어본다. 지금 우리에게만 허락된 특권이 아니던가~~

 

해가 떠오르면서 풍광이 바뀐다. 찬 기운은 물러가고 온화한 느낌을 세상이 품는다. 절 주변을 둘러싼 산들을 바라보며...어제 스님이 설명한 한 송이 연꽃을 그려본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웅장한 연꽃이리라. 3층에 모신 미륵존불에 업드려 절을 올렸다. 같이 있던 법우들도 목탁에 맞추어서 경건한 21배를 올렸다. 내가 본 미른 존불중에 가장 아름답고 웅장하다. 금동보개를 하고 계신분은 여기가 처음이라고 한다. 가장 높은 곳에서 내 몸을 낮추고 업드려...멀지 않은 미래에 성불을 꿈을 꾼다...곧..지금 말이다.

'사찰순례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탑사(6)  (0) 2012.03.29
보탑사(5)  (0) 2012.03.28
보탑사(3)  (0) 2012.03.26
보탑사(2)  (0) 2012.03.26
보탑사(1)  (0) 201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