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전소가 된 낙산사의 원통보전을 최근에 새로 짓고 그 안에 불단을 만들었다. 그 불단에 새겨진 조각 중에서 눈에 띄는 개구리가 있어서 사진으로 기록을 하였다.
요즘 장마철이니 개구리가 슬프게 운다. 초등학교 시절 도덕 교과서에 실린 개구리의 슬픈 이야기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엄마 살아 생전 그렇게도 엄마 말씀을 반대로 듣던 개구리가 마지막 엄마의 유언인 '내 무덤은 냇가에 해다오'라는 그 말은 똑바로 들어서 비만 오면 그 무덤 떠 내려갈까 걱정에, 그리고 엄마 말씀 거역한 것이 죄스러워 그리운다고...개굴개굴~!
화투 패를 보면 맨 마지막이 비이다. 비광에는 어떤 도포입은 사람이 우산을 쓰고 가고, 비 열(10)패는 개구리가 뛰어오르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화투를 처음 그린 일본인 화가(오노 노도후)가 너무나 그림이 지겨워 그만 그림을 그리려고 단념을 하고 길을 나섰단다. 무작정 길을 가다가 우연히 개구리 한마리가 깊은 웅덩이에 빠지는 것을 보고 그 웅덩이 안을 살펴 보니...얼마나 열심히 그 웅덩이를 나오려고 애를 쓰던지...그 개구리가 애처로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하길...저 미물인 개구리도 살려고 저리 애를 쓰는데, 내가 인생을 포기한다면 되겠는가하고 마음을 돌려서 다시 그림을 그리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화투의 마지막 장인 비 쌍피는 죽음의 문을 뜻한다고 한다.
개구리는 눈이 2중 구조라서 눈을 깜박거리지를 않는다. 그리고 한자리에 오랫동안 앉아서 곤충들의 움직을 주시한다. 가까이 오면 혀를 날려서 그 곤충을 잡아 먹는다. 그래서 마치 수행승과 비슷하다고 해서 불교에서는 대접을 한다. 늘 깨어있어서 번뇌에 물들지 않는 삼매의 경지를 잘 표현한다고 한다.
파충류에 속하는 개구리는 그 조상이 거의 공룡과 같다. 양서류에서 척추가 생긴 것을 파충류라고 분류를 하니까 그 우리 인간보다 훨씬 먼저 이 세상에 태어나 여태 살아남아 우리의 곁에 있는거다. 그러니까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비오는 날...개구리 우는 소리를 들으면 여러 생각에 잠긴다. 엄마를 부르는 소리일까? 짝을 찾는 소리일까? 나에게 정신 차리라고 꾸짖는 소리일까?...제 멋대로인 그 소리가 멋진 화음으로 들린다. 비가 와도 좋다는 뜻으로 들린다. 오히려 신나게 목청을 더 돋구는 것 같다. 내 귓가에 지금도 어젯밤 개구리 합창이 여운으로 남아 있다. 참 좋은 날이다. 지금은 비가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