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을 다녀오느냐고 공항에서 탄 전철에서 바로 건너편의 광경이다. 얼마나 피곤하게 곤한 잠을 자던지...내가 놀랬다. 힐끔 보았을때는 몸이 좀 불편하신 장애인이신가 하고 지나쳤는데 연로하신 분이시다.
난 새벽부터 비를 가르며 비행기를 타고 여수를 갔다가 다시 서울을 오는 중인데...이 어르신은 어딜 다녀오시는 걸까? 이토록 몸을 아끼지 않고 무엇인가를 나라를 위해 일하고 오시는 중인가? 혹시 육이오 참전 용사는 아니신가?...
시골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손님이 모두가 어르신들이다. 대부분 할머니이시고 가끔 할아버지가 계신다. 할머님들이 우르르 차를 올라 타시면 아무데나 궁둥이를 붙이곤 앉으신다. 체면도 없고 질서도 없다. 단지 안전하게 편하게 차를 타고 싶은 생각이외는... 그러나 할아버지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손잡이를 잡고 꼿꼿하게 서서 몸을 지탱하려 애를 쓴다. 대개 모자를 쓰고...그런 광경을 보면 역시 남자는 그런 체면을 지켜야지 대접을 받나보다 하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다. 할머니가 아니계신 탓인가?...세상 모르고 체면을 잊으시고 안스럽게 잠을 주무신다. 고운 꿈 꾸시다면 계속 이어지시길...
공항의 한 벽면에 붙여 놓은 싯구가 마음에 닿기에 사진을 박았다.
제목은 '이 생각이 없었으면' 작가는 여도 이병철 시인 이란다.
이것이나라고 하는 한 생각이 없으면
이것이 내가 아니어서 생기는 그 고통도 없지요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그 생각이 없으면
사랑을 받지 못해 생기는 그 아픔도 없지요.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는 그 생각이 없으면
당신에 대한 내 원망도 없지요.
나라는 한 생각
지어낸 그 한 생각에 매달려 울고 웃습니다.
창공에 걸린 달은 홀로 저리 밝은데
천개의 강에 비친 천 개의 달 그림자
물결따라 출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