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죽이기

상인

덕산연담 2009. 11. 16. 12:03

늘 바쁘단다. 여유가 없단다. 쉬는 것이 불안하단다. 그래서 그런 사람을 상인 또는 장사꾼이라고 부른다. 다른표현은 장사꾼은 늘 바쁘고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돈을 벌고 돈을 세고 물건을 채우고 머리를 짜내고...

 

놀러가자고 하면 장사를 해야하기에 못 간다고 한다. 몸이 아파도 병원은 잠시 다녀오고 계속 장사를 한다. 배가 고파도 손님이 오면 참거나 나중에 먹는다. 하루를 시작은 했는데 벌써 저녁이 되었다고 문을 닫으면서 하루가 너무 짧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내일이 걱정이다. 오늘 사놓은 물건이 내일 잘 팔릴가 신경이 쓰인다.

 

꼭 자기가 할일만을 한다. 쓸모없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사찰에 가서도 돈을 더 벌게 해달라는 기도를 한다. 더 바쁘게 만들어 달라고 간절하게 청한다. 그리고 얼른 서둘러 나온다. 자기가 한 기도가 끝이 났기에 더 머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절이 기도가 잘 받는가 아닌가를 따진다. 거기에 머물고 계시는 스님이 도인인가 아닌가에 따라서 다음에 또 올건가 아닌가를 계산한다.

 

나도 너도 이제는 장사꾼이 되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경쟁에 익숙하여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되었다. 아주 훌륭한 장사꾼을 우리는 성공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한다.

 

...장사꾼은 절대로 천국에 갈 수가 없다.

 

이런 말이 여러번 성인들의 책에 가르침으로 언급이 되어있다. 장사꾼대신 때로는 부자라고 표현이 된 곳도 있지만 내내 같은 비유라 생각한다. 누구를 지칭한다기 보다는 장사꾼의 마음을 지닌 사람을 말하는 것이리라.

 

성인들의 가르침은 늘 한가하고 너그럽고 여유가 있다. 그것을 천국이니 극락이니 하면서 이상세계를 이야기한다. 천천히 그리고 넉넉하게..가능하면 상인과는 반대로 가야한다. 그러면 곧 천국에 도달하리라.

 

구하지 말자. 그래야 얻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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