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김 할머니께

덕산연담 2008. 9. 8. 17:00

김 할머니께,


안녕하신지요? 건강하시리라 믿고요.

별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편지를 쓰려하니 좀 쑥스럽구만요.


저는 8월 말경에 제주도로 휴가를 댕겨온 사람입니다. 바다 낚시를 가려구 기미테라는 약을 사러 약국에 들렸다가 거기로 마실오신 할머니를 우연히 만난 겁니다.


첫 눈에 연세도 많이 들어보이시구 인자하신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우셨답니다. 약사님께 여쭈어보니 무려 연세가 97세라하니 제가 놀랐구요. 어쩌면 그 나이에도 그토록 정정하시고 깨끗하신지요. 실례를 무릅쓰고 사진을 찍었는데 친절하게 응대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서울로 돌아와서 저는 친구들에게 할머니 자랑을 무진장 했답니다.  지금 살아 계시면 아마도 우리 할아버지 친구정도가 되실거라구 하면서요.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합니다.


서울에서 복잡한 일을 접고 그냥 파도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크나큰 위안이 됩니다. 제주도를 생각하면 늘 머리가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아무쪼록 사진이 마음에 드시길 바랍니다.  혹시 제가 다시 제주에 가면 뵐 수있기를 바래봅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2008. 9. 8

 

(할머니 성함은 '김사제'님이라고 약사가 알려 주셨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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