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죽이기

정진

덕산연담 2016. 12. 7. 13:02

너가 구인사를 간다는 말을 듣고 나는 언뜻 '정진'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 오래전에 내가 구인사를 참배하러 갔을때가 떠 올랐다.  공을 들여서 가꾸어 놓은 울창한 산림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는데, 모두가 수행하는 스님들이 만드셨다는 이야기에 참으로 감동을 받았던 적이 있다. 스님이라고 하면 늘 한가로운 도인으로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세속을 초월한 우리랑은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사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그 시점에서 바뀐 듯 싶다.

 

수행을 한다거나, 불교를 공부한다면 언제나 결론은 '팔정도(八正道)'를 잘 이행하는 것이다. 그 여덟가지 수행방법이 다 중요하고 훌륭하지만 '정정진(正精進)'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영어에서는 'Right Efforts'로 번역을 한다. 우리말로 쉽게 표현하면 '올바른 애씀 또는 노력'이 적당할 것 같다. 그럼 무엇이 '올바른 애씀'일까?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자비로움으로 감싸려고 애씀이다.  지금까지 자비롭지 못했다면 더욱 자비롭도록 애쓰는 것이고, 자비로왔다면 계속 자비롭게 살아 가도록 애쓰는 것이고 또한 앞으로도 자비롭게 살아갈 것을 잊지 않고 애쓰는 것이다.

 

구인사에서 수행하시는 스님들께서 몸과 마음으로 가꾼 울창한 숲을 보면서 그 안에 녹아 든 '애쓰심'을 본다. 척박한 산에 거름과 물을 주면서 정성을 다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그 숲을 바라보는 참배객이 흐뭇해하고, 수 많은 짐승과 새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척 멀리있거나 어려운 것은 아닌 것 같다. 내 마음에 숨은 자비로움을 찾아내고자 하는 노력과 애씀이 아닐까 한다.

 

친구야, 구인사에 도착하거든 두눈 크게 뜨고 찾아 보거라. 아주 멋지고 훌륭한 자비를 잔뜩 몸에 지닌 너의 반쪽이 있으거다. 아마도 그 분은 관세음보살께서 다른 모습으로 너에게 다가온 것이고 너의 모든 어려움을 다 들어 주실 분일기다. 못생기고 볼품없다고 무시하지 말기다. 자비로움으로 웃음으로 넉넉함으로 대해보시게나. 아름다운 여행이 되길 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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