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죽이기

여보게, 내 말을 들어보게나-야운-

덕산연담 2012. 2. 12. 08:07

여보게, 내 말을 들어 보거나 -야운 野雲-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부처님과 아름다운 인연을 맺어

행복이 충만하고 괴로움이 없는  텅 빈 세상으로 들어 갔거늘

그대는 아직도 어찌하여 괴로운 세상에서 끝없이 윤회만 되풀이 하고 있느냐

 

알 수 없는 먼 옛날부터 이번 삶에 이르기까지 그대는 부처님의 세상을 떠나 잘못된 생각으로 어리석음에 떨어져

늘 나쁜 짓을 많이 하여 지옥 아귀 축생의 나쁜 길로 들어 갔으며

좋은 일을 조금도 하지를 않아 큰 고통에 빠져들었느니라

 

몸뚱이는 보고 들리는 경계를 따랐으므로 삼악도에 떨어져 극심한 고통을 받았으며

마음은 부처님의 마음에서 멀어졌으므로 이 세상에 태어났어도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하셨거나

아직 이 세상에 출현하지 않은 때이니라

 

이제 다행히도 사람의 몸을 받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말세이니

아~ ! 슬프구나, 이는 누구의 허물이란 말인가.

 

그렇지만 이제 그대는 자신의 삶을 돌이켜 애욕을 끊고 출가하여 수행자의 생활을 선택하고

부처님의 옷을 입어 번뇌를 벗어날 지름길로 접어든 것이요 흠이 없는 오묘한 법을 배우고 있느니라

이는 마치 용이 물을 만나고 호랑이가 산에 사는 것과 같아서 그 수승하고 오묘한 이치는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느니라

 

사람에게나 옛날과 지금이 있지 법에는 멀고 가까움이 없으며

사람에게나 어리석음과 슬기로움이 있지 도에는 융성해지거나 쇠퇴해지는 법이 없느니라.

 

부처님이 계시더라도 그 분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무슨 큰 이익이 있을 것이요

공부하기 어려운 세상이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따르다면 무슨 상심할 일이 있겠느냐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느니라.

 

"나는 어진 의사로서 중생의 병을 알고 거기에 맞는 처방을 내리지만

그 약을 먹고 안 먹는 것은 중생의 일이니 의사의 허물은 아니며

 

또 훌륭한 길잡이가 길을 안내하지만 길 안내를 받고도 따라가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것도 길잡이의 허물은 아니니라.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는 것이 올바른 법에 다 갖추어져 있는 것이니

내가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있더라도 더 이상 법에는 이익이 될 것이 없느니라

 

지금부터 그대들이 나의 가르침대로 살아간다면

여래의 법신은 늘 그대들 곁에 머물러 영원할 것이니라."

 

이런 이치를 안다면 스스로 도를 닦지 않는 자신을 원망 해야 할 뿐

어찌 말세라고 엉뚱하게 살기 어려운 세상을 탓하고 근심하겠느냐

 

간절히 바라노니

 

그대들은 모름지기 굳건한 뜻을 세워 그 마음으로 쓸데없는 온갖 인연을 다 버리고

거꾸로 된 잘못된 생각을 없애야 하며

 

진실로 그대들의 생사를 위하여 조사의 공안에서 잘 참구하며

큰 깨달음으로 공부의 법칙을 삼을 것이니

스스로 업수이 여기어 공부에서 물러나는 일이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니라

 

이 험한 세상 부처님 안 계신 지 오래되어

마구니는 강해지고 법은 약해져 삿되고 거만한 사람들이 많아지니

도를 이루는 이는 적어지고 도를 이루지 못한 자는 많아지며

 

슬기로운 이는 적어지고 어리석은 자는 많아져

스스로 도를 닦지는 못하면서 또한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도 하니

무릇 도를 가로막는 이런 인연들을 이루 말을 다할 수가 없구나

 

그대가 길을 잘못 들까 염려하여 내 좁은 소견으로

도 닦는 열 가지 길을 드러내어 그대를 경책하노니

모름지기 그대는 이를 믿고 받아들여 한 가지도 거스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지극한 마음으로 꼭 그렇게 실천할 수 있기를 바라노라.

 

(게송)

 

미련하여 못 배우면 교만만 늘고 어리석어 못 닦으면 아상만 크네

배움없는 자존심은 굶주린 표범 앎이 없이 먹고 놀면 미친 원숭이

 

삿된 소리 마구니 말 좋아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듣지 않으니

착한 길에 인연 없는 불쌍한 그대 나쁜 길로 깊이 빠져 고통 받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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