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문병

덕산연담 2011. 4. 14. 14:11

 

문자가 연달아서 2번이 온다. 고등학교때 담임 선생님이 암투병 중이라고 문병을 가자고 한다. 갑짝스런 연락에 어리둥절하다. 정년 퇴직을 하고 시골에서 여유있는 삶을 사신다고 해서 작년에 그 시골집을 방문 한 적이 있었고 아주 건강하게 전원의 생활을 즐기고 계셨는데...왠일?

 

...체중이 줄고 소화가 않되어서 동네 병원을 다니면서 별일이 아닐거라 믿었단다. 심상찮아서 검사를 하니 이미 암은 온 몸에 퍼져서 손을 쓸 수가 없단다. 너무나 통증이 고통 스러워서 지금은 모르핀으로 시간을 보낸다네...얼마 못가서 일을 치르게 생겼다.

 

이별이란 이런 것이다. 아쉬움에 서운함이 있을때 헤어지는 것이다. 두 눈만 헹그렁하게 남아서 야윈모습을 보니, 아무런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우스개 소리나 덕담도, 위로의 말 조차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저...편안하시기만을 바랬다. 친구들의 다시 문병을 오자는 제안도 내 마음 속에서는 '노'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름다운 스승으로 나에게 남아 있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수염을 기르고 늘 한복을 입으시고는 풍수지리를 연구하시면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시던 선생님...이것이 그 님을 기리는 가장 훌륭한 일이라 믿고 싶다.

 

원래,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참으로 나쁜 일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애들 가르치고 공무원으로 안정된 직장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요즘은 선망의 대상이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진정한 스승이라면, 늘 후회와 반성이 평생 마음 속에 있을 것이다. 늘 부족한 학문과 덕성으로 누군가를 가르치는게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진심이라고 믿기에...더구나 지금은 지식을 파는 장사꾼이라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전에는 그랬다고 한다. 묻기 전에는 가르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가르친대로 본인이 살기가 어렵기에 그렇다고 한다. 본인은 정작 엉망으로 살면서 말은 얼마나 치장을 하던가~!!

 

암의 원인은 잘 밝혀지지가 않았지만, 그 유형을 보면 대부분 스트레스가 저항력을 떨어지게해서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암 환자 주변의 사람은 반성을 해야 한다고 한다. 혹시 내가 그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준 장본인이 아닐까?앙상한 손을 만지면서...공손하게 머리 숙여 인사를 드렸다. 마음이 짠하다. 내가 뭐인가를 잘못해서 아픈신 것 같은 자책감도 든다.

 

한 세상 잘 사셨다고 생각을 하고...온화한 미소와 평화스런 마음을 지니고 우리 곁을 떠나주시길 바래요. 네? 선생님~!!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 덕분에  (0) 2011.04.19
내 잘못이 아니야~!  (0) 2011.04.15
후원회  (0) 2011.04.12
결혼식  (0) 2011.04.10
안성CC  (0) 2011.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