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게으름

덕산연담 2010. 8. 9. 00:23

시골에서 소를 키우고 그 소로 농사를 지으려면 소의 기분을 잘 알고 맞추어주어야 편하다. 행여 그 소가 샘통이 나면 행동이 매우 느려지던가 힘을 쓰려고 들지를 않는다. 주말을 보내면서 내가 좀 그런 기분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이 그저 게으르고 싶고 그냥 의미없이 빈둥대고 싶어졌다. 아마도 매주 쉬지를 못하고 어딘가를 다닌 후유증이 아닐까 스스로 위로를 해보지만...아마도 날씨 탓이고 마음이 허한 탓이리라.

 

종일 빈둥대면 무진장 행복할까? 아무 하는일 없이 맥을 놓고 지내면 더 바람이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할때마다 머리는 그렇다고 하는데 가슴은 아니다를 외친다. 본능이고 그간 쌓아온 업이 아닐까 한다. 요즘은 습관처럼 나이가 나보다 10여살이 많은 분들의 행동을 관찰한다.

...영양식을 주로 먹고

...운동을 의무라 생각하고

...소주를 식사에 꼭 마시고

...옷은 유행에 처지고 오래된 듯한 느낌을 주고

...몸은 뚱뚱하고 느리고 활기가 없고

...고집이 세고 말이 많고

...음식점에 오래 있고 공짜를 바란다.

 

나이가 먹고 할 일이 적어지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다가도 일어나서 걷는다. 게으르면 생각을 조금만 놓으면 나도 그 카피가 되리라 믿기에....일부러 비싼 커피도 마시고, 애들 보는 3DAnimation영화도 보고, 스마트폰도 만지작 거리고 그렇게 보낸다. 내가 혼자 아무 계획없이 주말을 보내니 밤에는 생각이 멈춘다. 계획에 없는 잠을 자야하기에...

 

보고 싶은 것 보고, 만지고 싶은 것 만지면 애기들은 운다. 더 이상 할 것이 없어서란다. 난? 울지는 못하고 마냥 그리워한다. 내일일까? 모레일까?...기다림은 행복이면서 또한 고통이다. 그것은 삶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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