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가 되었다는 친구의 말에 '원래 직업을 찾았다'는 말로 위로를 보냈다. 원래가 실업자였었다.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온 것인데 무엇이 아쉽냐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가끔 티비에서 동물의 세계를 보면 막연한 추측으로 우리마음에 잠재된 의식이 아마도 그런 동물의 세계와 유사하리하는 생각을 해본다. 배가 부르면 양지에서 쉬고 배가 고프면 무엇인가를 구하러 나가고...때가 되면 새끼를 낳아서 기르고 그리고 그 새끼가 독립을 하면 자연으로 내보내고...
생존의 경쟁에서의 실패, 즉 목숨을 빼앗기는 일 만 없다면 그들은 한가하고 넉넉한 것 같다. 먹을 것만 충분히 있어도 그들은 심하게 다투지는 않는다. 우리도 잠재 의식에는 그런 내용이 있으리라 믿는다. 넉넉하게 먹을 것만 있다면 그리고 따뜻한 잠자리가 있고 입을 옷이 있다면 무리하게 욕심을 낼 일은 아닌 것 같다.
너무나 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여분을 저장하다가 보니 우리는 늘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실업자가 되어 내일부터 수입이 없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최소한의 생활이 된다면 조금 덜 먹고 덜 따뜻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지 않은가?
원래 직업은 먹고 노는 일이다. 잘 먹고 잘 놀지는 못해도 아무튼 먹고 노는 일이 사람으로 태어나서 해야 할 일이다. 먹고 놀만큼 넉넉하지 못하기에 직업을 가지고 몸을 움직이며 어려움을 참고 이겨온 것이다. 이제는 해방되어 먹고 그냥 놀아도 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무엇인가를 계획하는 일은 또 다른 구속을 만드는 것이다. 계획이 없어야 자유인이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말고...일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놀고...원래 나의 직업을 생각해 보았다.
실업자가 아니라 진짜루 원래 직업을 찾은거다. 축하한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너지 (0) | 2009.12.23 |
---|---|
지도층 송년회 (0) | 2009.12.22 |
윤봉길 의사의 의지 (0) | 2009.12.20 |
선물 (0) | 2009.12.18 |
시골 초등학교 동창회장 (0) | 2009.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