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놈의 수계식에 참석을 해서 '현성'스님이 계를 설하셨는데 그중에서 마지막 계율인 '술을 마시지 마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술을 놓고 술이라고 하면서 권하면 계를 파히는 것이고 곡차라고 하면 음식이니 계를 파하지 않는것이라는 일화가 전해진다. 조선시대 고승이신 '진각 대사'는 시장에서 포교를 할때 시장하면 탁주 한잔으로 배를 채우셨다고 한다. 워낙 도가 높으신 스님이라 모두가 존경을 하는데, 술집의 할머니가 스님, 곡차한잔 하세요 하면 드시고, 탁주한잔 하세요 하면 처다만 보시더란다.
이 술을 먹고 허기진 배를 채우면 곡차요, 이 술을 먹고 기분을 내려고 한다면 탁주가 된다는 말씀이리라.
다섯가지 계율을 설하면,
1. 살은 목숨을 죽이지 말고 잘 살도록 도와주라
2.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고 가난한 사람을 위해 베풀라
3. 섹스를 삼가하고 허락된 사람하고만 하라
4. 거짓말을 하지말고 진실된 말을 하라
5. 술을 마시지 말고 정신이 혼미하지 않도록 하라
그런데 왜 마지막에 술에 대한 계율이 설해졌는가 그리고 술은 일반화된 것으로 계율로 까지 정하기는 너무나 심한 것이 아니가하는 내 생각이 있었기에 궁금했다. 현성스님이 설법하시길...
한적한 수행처에 아주 계율을 철저히 지키는 수행자가 있었단다. 그러다 심심한 생각이 들어서 숨겨둔 술을 한잔, 두잔을 마시다가 그만 취해버렸단다. 그런데 암닭한마리가 담을 넘어서 날아들기에 장난기가 발동을 해서 그만 그 닭을 잡았다네..그러자 조금후 그 닭 주인 아줌마가 와서는 그 닭을 못보았는냐고 물어보니, 못보았다고 둘러댔대...그리고는 그 아줌마를 강제로 검탈을 한거야...
술이 깨고 나서 자기가 한 행동을 보니 모든 계율을 파한걸 알고 후회가 막급했다네...닭을 죽이고, 남의 닭을 훔치고, 거짓말을 하고,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강제로 섹스를 하고... 원래 4가지 계율인 것이데 앞에 계율을 보호하려니 부득히 술을 하나 추가해서 5가지 계율이 되었답니다.
스님은 술과 마찬가지로 담배나 마약등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일체를 하지 말라고 권하셨습니다.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이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마라...이렇게 중요한 계율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