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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음식

덕산연담 2009. 8. 28. 13:39

 

음식은 그동안 살아온 조상들의 얼과 환경조건이 반영된 살아있는 역사이다. 따라서 어느나라를 여행하면 반드시 그 나라의 음식의 종류를 살펴보고 한번씩 먹어보는 것이 아주 훌륭한 추억이되리라 믿는다. 가난한 우리나라는 냉장고가 없는 여름을 지내야하고, 그리고 꽁꽁얼어서 푸성귀가 없는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한다. 그런 환경에서 탄생한 것이 간장, 된장, 고추장등의 장류이고 김치등의 발효음식이다.

 

여름에는 푸성귀를 넣고 고추장에 비벼서 먹는 걸로 주식을 하고, 겨울에는 김치를 먹으며 야채의 미네랄을 흡수하면서 살아남은 것이다. 늘 된장의 콩 단백질로 영양을 보충하고...그리고 상차림은 늘 부족하니까 윗사람이 먹고 남은 음식을 차례로 내려서 먹는 것이기에 늘 먹을 양보다 많은 양을 차렸다. 특히 손님상은 상다리가 휠만큼 엄청난 양을 올리고, 그 손님이 남긴 음식을 그 나머지 식솔이 먹는다. 그러기에 손님은 늘 남기는 것이 예의이다. 지금은 남긴 음식물이 쓰레기가 되어 문제가 되고, 식당에서는 재 순환한다고 하여 위생상 문제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 음식은 절 음식의 법도를 따른다. 수저를 사용하지 않고 작은 그릇에 덜어서단지 젓가락으로만 먹는다. 절에서 바루공양의 방법을 원용한 것인데, 남는 음식은 다른 사람이 먹어도 매우 깨끗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드시 덜어 먹는 도구가 있으므로 밥이나 다른 반찬이 오염되지 않는다.

 

절에서 바루 공양을 하면 큰 그릇에 담아온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을 자기 그릇에 덜어서 아주 깨끗하게 먹어 치운다. 그리고 덜어내고 나머지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은 다른 사람이 먹게끔 아주 청결하게 유지하여 그 음식을 먹는 사람이 절대로 불쾌하지 않다.

 

일본 음식은 지나치게 1인분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러한 한계로 우리나라처럼 푸짐한 맛이 없고, 찌게류나 로스구이-삼겹살구이 등은 상상을 못한다. 늘 반찬을 조금씩 만들어서 먹어치우게 된다. 그러니 세세한 차림으로 발전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 서로 나누어 먹는 문화가 없어진 것이다.

 

일본 음식의 정식은 밥과 우동이다. 그리고 짱아치나 단무지, 어묵, 생선구이 조각...단조롭고 심심하다. 물론 건강에는 좋을 듯하다. 그런 일본사람이 한국음식을 처음보면 얼마나 부실해 보일까 싶다. 온통 빨간색에, 짜고, 맵고, 양은 무진장 많고...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음식에 도취되어 자주 한국을 온다는 일본 사람이 많단다. 중독이랄까...뭐 그럴 정도로 한번 맛들이면 그 맛이 그리워서 못 잊는다니 아이러니하다.  요즘은 고추장 다이어트가 일본에서는 인기라하니 참 재밌는 세상이다. 들리는 속담에 임진왜란때 일본에서 수입된 고추가 원래는 한국사람에게 고추를 먹여서 죽이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다.

 

마늘과 고추로 얼룩진 우리음식이 이제는 세계적인 건강식이고 매력적인 음식이라고 한다. 또한 다이어트에 최고라고 말하기도 한다. 양으로 보면 우리나라처럼 많이 먹는 나라도 없다. 그 양에 비하면 비만인 사람도 별로 없다. 그것이 음식덕분이었단다.

 

짧지만 일본을 다녀와서 제일 먹고 싶었던것은 삽겹살 구이에 소주 그리고 김치구이이다. 물론 마늘과 고추장을 넣고 상추에 싸서 먹는 것이다. 얼마나 포만감이 있고 대화가 술술나오고 분위기가 시끌벅적하고 좋지 않은가?...일본에서는 상상도 못한다. 배를 채우는 이상의 활력이 우리에게는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이 모든 일본인의 행동에 녹아있다고 한다. 그래서 늘 '미안합니다-스미마셍~하면서 다닌다. 음식도 그렇다. 남과 어찌 한그릇에서 수저로 국을 먹는단 말인가. 언뜻보면 참으로 선진국 같지만 정이 없는 일이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민족은 늘 밥그릇이 하나이고 국 그릇도 하나이다. 원시 부족들을 보라.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험한 세상을 잘도 산다. 서로를 아켜주고 사랑해주는 것이 보이지 않던가?...특히 밥먹을 때에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릇은 하나면 족하다. 니 한 숟깔 나 한숟깔...이렇게 주고 받는것이 사랑이고 사랑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말했다...부자가 하늘나라에 가는 것은 무지무지 어렵다고.

 

사랑을 아는가?...제일 나중에 거의 다 빈 그릇에 숟가락을 넣는 어머니의 마음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