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끼에 위치한 평화공원은 부산의 어느 소 공원과 매우 유사한 우리나라 공원 같았다. 덩그러니 크나큰 조각상을 가운데 놓고...그 앞에 멀리에다가는 분수를 놓았다.
작가의 이름은 기억을 못하는데...조각의 내용은 한손으로 하늘을 가르키며 원자폭탄이 떨어지는 것을, 다른 한손은 수평으로 해서 평화를, 그리고 얼굴은 원폭의 열에 녹아내린 피해자를, 그리고 걸친 옷은 버마승려의 옷을 모델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주 유명한 예술가라고 한다. 잠깐 보아도 참으로 조각은 의미가 있고 훌륭한 작품같았다.
...한결같이 우리는 '인과응보'를 이야기 했다.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중국인을 괴롭히고 희생시킨것은 누구인데 적반하장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포장을 한다고...
잘살고 힘이 있으니까 여러단체를 만들고 동원해서 각국의 학생들이 접어서 보낸 종이학을 걸어 놓았다. 평화를 외치면서 무기를 개발하고 국방비를 늘리는 일본을 어떻게 이해햐야하나?...나는 공원을 걸으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분수대에는 어린 소녀의 일기를 그대로 돌에 새겨놓고 그 소녀의 소원대로 깨끗한 물을 실컨 먹으라고 분수대를 만들었다. 그 소녀는 원폭의 낙진이 떨어져서 오염된 물 밖에 없는 상태에서 물을 먹고 싶어서 참다가 참다가 결국 더러운 물을 마시며 서서히 죽어간다. 그 죽어가면서 쓴 일기의 일부란다...목이 말라요. 물을 먹고 싶어요. 먹을 물을 주세요...
여행객의 입장에서 일본은 기분이 좀 나쁘다. 조금이라도 허점이 있고 틈을 보여야 내가 좀 편할텐데 전혀 그런점이 없다. 마치 학교때 나보다 잘나지 못한 친구가 나보다 부자이고 잘 살면, 그 친구집에 갔다가 오면서 그 친구가 부럽지만 괜히 그가 미운 것처럼, 배울 것은 많아도 왠지 답답하다. 독일이나 미국에서는 인종이 다르니까 그래 니들은 양놈이니 잘 나고 잘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포기를 쉽게 하였는데...일본은 아니다. 나도, 우리도 너희들 만큼 할 수있는데 못 했다는 자책감이 든다.
평화공원을 지나가면서 그들의 맹세를 듣는 것 같다. 일본의 평화를 위협하는 놈은 절대로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맹세다. 겁나고 겁난다. 정신을 차려서 열심히 해야할때이니라. 다시 일본인의 발아래서 살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