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죽이기

거절함

덕산연담 2018. 3. 26. 10:10

 

탄트라의 수행은 시작에서부터 거절을 체험한다.

 

뭔가 식사를 하실까요? 노우

맥주를 드실까여? 노우

이리로 갈까여? 노우

노우..노우..노우

 

일반적으로는 어떤 제안에 대한 거절을 표시하는 것이 '노우(NO)'이지만 탄트라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다르다. 노우이거나 노우가 아니거나이다. 그렇게 상대적인 상황에서 탈출을 하는 것이다. 그대가 노우이면 내가 예스가 되고 내가 노우이면 그대가 예스이어서 자석의 N극과 S극을 만든다.

 

'여기 옷이 공짜입니다. 마음껏 가지고 가세요'라고 제안을 한다면 얼마간의 돈을 내 놓고 가지고 가는 사람이 탄트라 수행자이다. 여기는 무료 숙박이오니 한달간 푹 쉬었다가 가세요라고  주인장이 제안하면 그 다음날 짐을 싸고 나오면서 하는 말이 급한 약속이 생겨서 당신의 호의를 이렇게 못 받아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것이 탄트라의 아름다움이다.

 

말은 그냥 말이다. 말에 걸리면 언제나 그 자리 그 수준에 머문다. 마음이란 쓰는 것이지 지키는 것은 아니기에 탄트라의 묘미가 있다. 일단 거절하고나서 다시 받아드리는 것이 예술이다. 누군가가 내 성의를 거절한다면, 그는 나보다 수준이 높은 분이다. 다시 제안하고 모셔서 그 분의 혜안을 듣는다.

 

카피 한잔 드시겠습니까? 아니요.

아이구 한잔을 드릴께요. 괜찮다니까요

여기 한잔 드립니다. 아이구 감사합니다. 안주셔도 되는데~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