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죽이기
백설기 공양
덕산연담
2015. 7. 27. 10:46
생일 축하를 받으면서 참으로 기뻤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와인을 곁들인 호텔부페는 참으로 맛있었다. 넓은 자리도 마음에 들었고, 또한 친절한 서비스에 느긋해지는 여유가 너무나 좋다. 3시간 동안의 만찬이라서 서둘러 무엇을 할 필요가 없어서 정말로 좋다. 내가 늘 꿈꾸고 주장해온 우리의 저녁 식사 스타일이다.
허기를 달래려고 먹기위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즐기고 대화를 하고, 노래도 하고 자기의 아름다운 삶을 이야기하고 듣고 그러는 시간을 난 늘 원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그여운이 맛나게 남아있다. 우리는 사랑을 했고 보고 싶어했고 그간 보낸 시간에 대하여 궁금해하고 또 들었다. 그래서 난 와인을 무척 좋아한다. 적당하게 취하게 하고 적당하게 여운을 남겨서 나의 서두름을 진정시켜주기 때문에.
과분하게 생일 보내고 나서, 난 무려 20만원어치의 떡을 주문했다. 200인분이다. 우리 동내에서 가장 소문이 좋은 집을 골라서 정성으로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비오는 일요일 아침에 온 식구가 출동을 해서 떡을 찾았다. 아직 식지도 않은 따뜻한 떡을 노인 무료급식소에 배달했다. 왠 떡이냐고? 묻는다.
지난번에 떡을 나누어 드렸더니 너무 좋아서 내가 했다고 둘러대고는 수줍게 웃었다. 떡을 담을 봉투를 찾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난 어릴적 울 할아버지를 본다. 마음이 흡족하니 좋다. 연신 고맙다고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마음이 찡하다. 모두가 행복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