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티니아 섬
덕산연담
2015. 3. 9. 13:06
청정한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한다. 온갖 물고기가 노니는 곳에서 나도 그 물고기와 하나가 되어서 같이 놀았다. 그 기분이란 참으로 짜릿하고 좋다. 호흡을 할 수가 있는 장비를 착용을 하고나니 나는 물이 하나도 무섭지가 않다. 기운을 빼고 느긋한 기분으로 바다에 몸을 맡기니 절로 몸이 떠오르고 구명조끼 덕분에 또 다른 위험이라는 걱정을 놓는다.
왜 사람들이 바다에서 돌고래랑 함께 수영하면서 교감하는 것을 평생 하고픈 일 중에 하나로 꼽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작은 물고기랑 잠깐 노는데도 내 마음에 염청난 평화로움을 심어주는데 내 덩치만한 물고기랑 교감을 하면서 물 속을 누빈다는 것은 황홀 이상의 엄청난 희열임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환갑을 맞이한 바로 윗 누님이 물을 너무 무서워하기에 내가 달래서 물 놀이를 시작했다. 조금씩 적응을 하면서 재미를 붙이신듯 물가에 나와서 자기가 본 물고기를 자랑한다. 그런 모습을 보는 내가 더 기분이 좋다. 한국에서는 여름철에 바닷가도 못 가보시다가 멀리 남태평양의 바닷가에서 이런 저런 놀이를 하니 너무나 좋으신 모양이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이제 나이가 들어서 이만큼이라도 살고 노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좋고 자랑스럽다.
가족끼리의 여행이니 아무도 귀찮게 구는 사람이 없다. 섬도 또한 작아서 그냥 먹고 노는 것 말고는 더 할 것이 없어서 좋다. 서울에서는 차가운 겨울인데, 이런 따사로운 햇볕이 좋고 물놀이가 좋다. 그렇게 아름다운 시간은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