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윤진이네 할아버지 유고
덕산연담
2015. 1. 20. 10:11
슬픈건지...슬퍼지는 건지...아님 슬퍼야만 되는 건지...나는 기분이 묘하다. 아흔을 한평생으로 사시다가 그저께 돌아가셨다. 지난 연말에 뵙고 여러가지 축복의 말씀과 덕담을 나누었는데, 이렇게 훌쩍 다른 세상으로 가셨다. 소식을 접하고 한참을 허전해했다. 이치로야 연로하셨으니 돌아가실때가 되었다고 해도 마음에는 영원히 우리와 같이 계시길 바랬기 때문일거다.
어제 영전을 바라보면서 꽃 한송이를 올리며 묵념으로 가시는 길에 축복이 있으시길 빌고, 큰 절을 두번 올리고서 작별의 예를 마치었다. 우리의 장례문화는 말이 없이 치루어진다. 말을 해도 될 법한데 엄숙하게가 제일의 신조인듯이...
난, 할아버지께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윤진이네랑 저희가 사이좋게 잘 지내겠습니다. 마음 푹 놓고 편하게 가세요. 그리고 이런 말도 하고 싶었다. 태어났다 죽는것은 뭇생명의 이치이니 임금으로 태어나서 온천하를 호령해도 결국에는 죽는것을 할아버지 아시지요. 애착하던 사바일생 한순간의 꿈과같고 나다너다 모든분별 본래부터 공이거니 빈손으로 오셨다가 빈손으로 가시는걸 그무엇에 얽매여서 극락왕생 못하시나....
저녁을 먹으면서 사돈을 위로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조문을 했다. 미국에서 급하게 온 큰 손자님도 만나고, 다른 조문객들과 눈인사도 나누면서...할아버지랑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식장을 나오면서 겨우 내가 한 마디 했다. '할아버지 안녕~'
우리는 여기서 이렇게 할아버지를 보내드려요.